잊혀가는 6.25 전쟁 및 월남전 상이용사 등 국가유공자들 헌신 되새겨야
국론 분열·안보 위기 속 ‘미스바의 기도’ 드리고, 올바른 역사 가르쳐야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25전쟁·월남전 참전 용사들을 비롯한 국가유공자들, 이들을 예우하는 보훈단체 및 유관 기관 등이 한자리에 모여 굳건한 안보의식과 호국정신으로 함께 기도하면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로 다짐했다.
6월 2일 서울 중구 영락교회 선교관에서는 (사)한국보훈선교단이 주관한 ‘2026년 호국보훈의 달 6.25 및 월남 참전 상기 제49회 국가유공자 나라사랑 기도회’가 풍성한 은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6.25 참전 용사 최은석 장로(99), 이승우 서울지방보훈청장을 비롯해 참전 용사들과 예비역 기독군인들, 전국 11개 한국보훈선교단 지부 임원 및 회원, 전국 5개 보훈병원 원목과 임원 등 150여 명의 보훈 가족이 참석해 선열들의 애국 신앙을 기억하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한국보훈선교단 이사장 이범희 목사는 “6.25 전쟁이 발발한 지 76주년, 월남전 참전 62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어린 자녀를 총구 앞에 보낸 우리 부모님들의 피눈물을 상기하는 자리”라며 “6월만큼은 시련의 역사를 되새기며 우리 국민이 자유 대한민국을 누가, 어떻게 지켜왔는지 기억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거룩한 희생을 통해 국가 정체성과 자긍심이 우리 국민의 마음에 심어질 때, 어떤 위기가 온다 할지라도 호국정신으로 단합되고 거듭나서 자유와 번영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땅에 다시 전쟁 일어나지 않도록 깨어 기도해야”
제1부 국민의례는 행사 준비위원장이자 한국보훈선교단 사무총장인 신태복 목사의 인도로, 윤옥철 장로의 백파이프 연주와 함께 한국보훈선교단기 입장,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으로 엄숙한 가운데 진행됐다.
제2부 예배는 이사장 이범희 목사의 인도로 조용한 기도를 드린 뒤, 전 한국예비역군목회 이사장 이윤희 목사(예비역 육군대령)가 기도했다. 이윤희 목사는 “붉은 깃발과 회색 깃발, 무지개 깃발이 이 강토를 엄습하여 한국교회와 자유민주 시장 경제 체제인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전반을 위협하는 이 절체절명의 때에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보훈선교단 위에 하나님께서 더 큰 은혜를 내리시고 더 큰 사명을 감당하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갈렙찬양단(지휘 박찬석 장로, 반주 홍혜란 집사)의 찬양에 이어 한국예비역기독군인연합회 갈렙회 지도목사인 손창문 목사가 ‘미스바 기도의 역사’(삼상 7:5~10)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손 목사는 “참전 용사들이 자기의 생명보다도 귀하게 지키고 물려준 이 나라를 우리가 빚진 마음으로, 더 살기 좋은 나라로 가꾸어서 후손들에게 넘겨줘야 한다”며 “뜨거운 마음으로 이 나라를 끝까지 지켜내겠다는 다짐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창문 목사는 또 “블레셋의 위협 앞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미스바에 모여 금식하고 회개하고 부르짖었을 때 하나님께서 적을 물리치셨다”며 “과거 6.25 때도 부산 초량교회에 모인 성도들이 7일간 절규하며 금식기도를 하여 낙동강 전선을 지켜내고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하여 수도 서울을 탈환하는 역사를 이뤘다”면서 나라를 위해 확실하고 분명한 목표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사무엘과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제사를 드려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했고, 블레셋과의 싸움에서 이긴 후에는 기념비를 세워 ‘하나님이 지금까지 함께하셨고 미래까지도 책임져주실 것’을 믿었다”며 “우리도 가장 위험하고 어려울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신 것을 기억하고, 그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헐벗고 굶주리고 무지하고 우상을 섬겼던 이 나라에 전쟁까지 덮쳐 잿더미가 되었다가, 지금은 열방 가운데 우뚝 섰다”며 “우리가 잘 먹고 잘살게 된 것은 우리가 잘한 것이 아니라, 이 나라를 깨끗하게 하여 열강에 복음을 증거하는 나라가 되라고 하나님께서 택하시고 역사하셨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손 목사는 “국론이 분열되고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현실 속에서 오늘 우리도 ‘미스바의 기도’처럼 나라와 민족을 위해, 평화통일과 복음으로 하나 되도록 뜨겁게 기도하자”며 “특히 이 땅에 다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의 자리를 지키는 여러분들이 되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특별기도 시간에는 한국예비역기독군인연합회 회장 최병은 목사(예비역 육군준장)가 ‘국가 안보와 평화통일, 지도자를 위하여’, 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 사무총장 정성길 장로(예비역 육군대령)가 ‘국민 화합, 사회 통합, 경제 안정을 위하여’, 갈렙회 회장 전성동 목사(예비역 육군대령)가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 보훈 단체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각각 뜨겁게 기도했다. 예배는 손창문 목사의 축도로 마쳤다.
◇이승우 서울지방보훈청장 “호국 영웅 덕에 평화 누려”·이정린 전 차관 “역사 잊은 국가는 사라져”
제3부 축하순서는 서울지방보훈청 이승우 청장의 격려사, 전 국방차관 이정린 장로의 축사로 진행됐다. 이승우 청장은 “올해는 6.25 전쟁이 일어난 지 76년인 해로, 나라가 힘들고 어려울 때 조국의 부름에 망설임 없이 나서주신 호국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 덕에 오늘날 우리가 평화롭고 소중한 일상을 누릴 수 있게 됐다”며 “대한민국은 이런 호국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도회가 국가유공자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나라 사랑의 마음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국가유공자들을 위해 많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정린 장로는 2000년대 초 한국 내 반미 데모가 거세지고 미국 내 반한감정도 고조되던 당시, 백선엽 장군 등과 함께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와 보훈병원 등을 방문,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를 전했던 일화를 전했다. 이 장로는 “그때 오히려 그분들이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하고 잘살게 되어 기쁘다고 말해, 큰 위로를 받고 돌아왔다”고 했다.
이 장로는 또 “후손과 국민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지 못하는 민족과 국가는 역사에서 사라지게 돼 있다. 그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라며 “군인들의 정신력 강화를 위해 부하가 잘못 던진 수류탄 위로 몸을 덮쳐 죽은 강재구 소령의 정신을 되새기는 운동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백선엽 장군으로부터 ‘낙동강 방어전에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고, 하나님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방어할 수 있었다. 지금도 내 기도는 부족한데, 일생 마치는 순간까지 나라를 지켜 달라고 기도하겠다’는 간증을 직접 들었다”며 “이런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다.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는 국민, 국가가 되도록 우리가 힘을 합쳐 기도하자”고 말했다.
이어 서울특별시장 후보의 축하 서신을 이범희 이사장이 대독했으며, 한국보훈선교단 회계 신금순 목사의 색소폰 특주와 군가 ‘전우여 잘 자라’ 제창이 있었다. 사무총장 신태복 목사는 광고에서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것은 기도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더 힘을 합쳐 기도하는 대한민국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한국보훈선교단 수도권 총회장이자 인천지부장 김영호 목사의 인도로 태극기를 들고 만세삼창을 했다. 제4부 오찬 및 친교는 대구보훈병원 원목이자 대구지부장 이영근 목사의 오찬기도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서울지방보훈청, 대한민국상이군경회,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국가보훈부 산하 88컨트리클럽, 크리스챤메모리얼파크 등이 후원하고, 월남참전용사기독신우회가 특별참여했다. 또 한국예비역기독군인연합회 고넬료회·여호수아회·갈렙회 등과 대한민국미래연합, 경찰소방후원연합회 관계자들도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보훈 사역에 한국교회, 다음세대 참여 늘길”
이날 기도회에 참석한 참전 용사들은 행사를 마친 후 소회를 나누며, 국가유공자에 대한 따뜻한 예우와 함께 보훈 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병대 청룡부대 소속으로 베트남 짜빈동 전투에 참여한 정종해 장로(한국보훈선교단 이사장 역임, 월남전 상이용사)는 “오늘 목사님 설교에 정말 감동을 받았다”며 “또 (행사 전 상영한 6.25 영상에서) 전쟁 중 쓰러지는 전우들을 안고 있는 장면을 보니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께서 적절한 인원을 보내주셔서 아주 은혜롭게 잘 마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 장로는 특히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난 가운데 우리도 귀를 곤두세우고 정치적 여야를 떠나 나라를 위해 기도할 때”라며 “오늘 나라사랑 기도회에서 드린 기도를 하나님께서 확실히 들으셨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보훈선교단 대전지부 이사 윤기환 목사(전 대전보훈병원 원목, 공상군경)는 “각 기관에서 협조해 주시고 우리 국가유공자들을 신경 써주는 것이 감사했다”며 “바쁜 시간을 내 어려운 발걸음을 하신 국가유공자들을 앞으로 더욱 잘 대접해 드리면 좋겠다”고 전했다.
부산지부 상임고문 조무기 장로(월남전 상이용사)는 “오직 하나님만이 이 나라와 백성들을 살리시고,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시는 분”이라며 “내가 속한 나라가 과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나라인지 깊이 생각해 보고 기도해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조 장로는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우리나라 경제에도 힘을 보탠 우리 세대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하는 것”이라며 “주신 사명과 은사로 마음껏 나누고 섬기며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아야 할 때인 것 같다. 아직 꺼지지 않은 열정으로 앞으로 더 힘차게 나아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부산지부 회원 조병선 권사(월남전 상이용사)는 “지난 20~30년 동안 학교에서 우리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 30~40대 국민 상당수가 근현대사를 올바르게 알지 못한다”며 “6.25 당시 3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한국에서 전사한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개탄했다. 이어 “이런 행사를 통해 젊은 세대가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길 바라고, 학교에서는 역사 교육의 전반적인 개혁이 일어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한국보훈선교단 부산지부장 정홍수 목사(부산보훈교회, 공상군경)는 “아버지가 6.25 국가유공자, 형은 순직 군인, 자신과 조카가 국가유공자여서 3대 가문에서 4명이 국가유공자”라며 “해마다 이 행사에 참석한 지 24년이 흘렀는데, 제가 나이가 제일 어리다. 올 때마다 연세가 많은 분이 천국에 가시는 것이 아쉽고, 젊은 분들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또한 “코로나 전까지는 호국보훈의 달이 되면 교회 여전도회, 남전도회 등이 보훈병원을 많이 찾았는데, 지금은 위문의 발길이 거의 사라졌다. 특히 지방 보훈병원일수록 더 줄어든 것 같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6월 한 달 만이라도 교회가 관심을 갖고 보훈병원에 방문해 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부산지부는 6월 10일 보훈 행사를 진행한다. 부산보훈병원 인근 대학교 기독 동아리 학생들을 초청하고, 장학생을 선발해 젊은 세대들에게도 국가 사랑과 뜨거운 복음의 열정을 심어줄 예정이다.
한국보훈선교단은 서울 본단을 중심으로 전국 11개 지부와 5개 보훈병원에서 △국가유공자 나라사랑 기도회 △월례전도 성회 △전적지 탐사 및 추모음악회 △보훈문화, 외교선교 △안보도서 및 전적지 안내서 보급 △중상이자 그룹전도 등의 사역 등을 하고 있다.
한국보훈선교단 이범희 이사장(공상군경)은 “국가유공자들을 위한 보훈회관 등 정부의 복지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나, 노년의 외로움과 고독 속에 낙심하는 국가유공자들도 있어 안타깝다”며 “구원의 확신이 없는 그들에게 다가가는 이 사역이 너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 강산 어디든지 존재하는, 이 나라의 번영을 위해 피의 역사를 써 내려간 그루터기 같은 국가유공자들의 흔적을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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