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사흘째인 1일 점심시간을 앞둔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칼국수 골목은 손님 발길이 끊겨 썰렁하다. 칼국수 골목에서 17년동안 영업하고 있는 A사장님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사흘째인 1일 점심시간을 앞둔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칼국수 골목은 손님 발길이 끊겨 썰렁하다. ©뉴시스

일부 경제적 피해를 감소하고 시행했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된지 2주가 됐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큰 폭의 감소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이번주 성적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지 못한 결과로 귀결되면서 방역 수준을 완화하기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최대잠복기는 14일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적용된 첫 날인 8월30일 누군가로부터 감염됐다면 이 감염자가 14일 이후인 9월13일에 양성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통상 확진자가 감염되고 증상 발현이 일어나는 시기는 감염 후 일주일 사이가 가장 많다. 이에 따라 지난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에 따라 이번주 확진자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 적용 후 2주차에 접어든 9월7일부터 12일까지 확인된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는 792명, 일평균 132.0명이다. 지난주 같은 기간 일평균 확진자 181.6명과 비교해 49.6명 감소하는데 그쳤다.

특히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적용 중인 수도권의 경우 이번주 일평균 신규 확진자는 96.0명이다. 100명 아래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세자릿 수에 육박하는 수치다.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참여가 떨어지면서 방역 조치도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5~6일 휴대전화 이동량은 2661만3000건으로 일주일 전인 8월29~30일 2504만3000건보다 6.3% 증가했다.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택시 합산 이용량도 같은 기간 1440만2000건에서 1476만1000건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이 가장 싫어한다는 감염경로 미파악자 수는 7일 기준 807명이었는데 12일까지도 622명을 기록했다. 이번주 들어 185명이 줄었지만 여전히 622명의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전체 확진자 중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은 7일 22.2%에서 12일 23.4%로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주였던 5일 22.4%보다도 더 늘어난 수치다. 감염경로 파악 능력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감염경로 미파악자는 초기 감염원을 알 수가 없다. 이 초기 감염자가 무증상 감염자일 경우 스스로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지역사회 활동을 하게 돼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집단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감염경로 미파악자가 622명이 있다는 건 이렇게 지역사회에 숨은 '조용한 전파자'가 최소 622명 존재한다는 의미다. 방역당국이 목표로 제시한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은 5%인데 현재 이 목표치를 4배 이상 초과한 상태다.

조용한 전파를 통제하지 못한 결과는 집단감염 확산으로 이어졌다. 이번주에도 최소 9개의 새로운 집단감염이 보고되고 있다. 지난 7일 지표환자가 발생한 성남 보경섬유·고시원 관련 집단감염은 현재까지 8명의 확진자가 나타났다.

8일엔 강남구 K보건산업, 도봉구 소재 건설 현장, 종로구청 근로자, 경기 부천 방문판매 관련 지표환자들이 확인됐다. 지난 12일 낮 12시 기준 4개 집단감염의 확진자만 36명이다.

9일엔 세브란스병원, 인천 계양구 새봄요양병원, 이천 주간보호센터 등에서 지표환자가 확인됐고 이후 전파가 번졌다. 12일 낮 12시까지 세브란스병원 관련 23명, 이천 주간보호센터 관련 18명, 인천 계양구 새봄요양병원 관련 4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10일에도 충남 금산 섬김요양원 내 지표환자가 나타나 환자, 종사자 등 9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이번주엔 의료기관과 요양원 등 요양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환자들이 건강상태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주 신규 확진자 중 60대는 187명, 70대는 78명, 80대 이상은 41명으로 60대 이상 고령층이 306명이다. 전체의 40.3%다. 9월 1주차에 발생한 확진자 1063명 중 60대 이상 비율은 38.2%였는데 2.1%포인트 더 증가했다.

사망자는 7일까지만 하더라도 336명이었는데 일주일 사이 19명이 늘었다. 8월31일~9월5일 발생한 사망자는 9명이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심각성이 옅어지면서 특정 시설을 막으면 다른데로 가서 모이는 두더지 게임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2.5단계로 2주를 했는데 내용적으로 통제가 안 되고 있다. 지금 정부의 정의에 의하면 확진자 100명이 넘기 때문에 3단계 조건에 부합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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