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룩인사이드, '빛이 부르는 자리'... 작품 앞에 머무는 시간
서초 스페이스 엄,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한 시선
사진·회화·설치·입체로 풀어낸 신앙과 일상의 접점
"앞으로 신앙의 예술화 위해 지속적 연계 협력" 예고

연말 도심은 화려한 조명으로 가득하지만, 서울 강남의 두 갤러리에서는 조금 다른 '빛'이 관람자를 부르고 있다.

가로수길의 갤러리 '룩인사이드'와 서초구 '스페이스 엄'에서 각각 열리고 있는 신앙전은, 눈에 보이는 빛을 넘어, 삶과 신앙을 돌아보는 '다른 빛'을 제안한다. 먼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갤러리 룩인사이드 신앙전 '빛이 부르는 자리'이다. 전시는 지난 17일 열려 내년 1월 17일까지 진행된다.

룩인사이드 신앙전
서울 강남구 갤러리 룩인사이드에서 열리고 있는 신앙전 ‘빛이 부르는 자리’ ©룩인사이드
룩인사이드 갤러리
룩인사이드 갤러리 '빛이 부르는 자리' 전시 전경 ©룩인사이드

'빛이 부르는 자리' 전시에는 김광준, 김문선, 김민정, 송은주, 이삭, 이승호, 최은, 홍인숙 등 8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사진, 회화,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한 작가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빛'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이며, 신앙과 삶의 지점을 조용히 환기한다. 관람자가 작품 속 빛과 이미지를 마주하며 자신의 삶과 기억, 일상 속에서 놓쳐온 생각들을 다시 떠올리도록 이끈다.

전시 제목은 창세기 1장 3절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에서 따왔다. 룩인사이드 갤러리 심재창 대표는 "작품 앞에 서 있는 시간 자체가 관람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자리"라며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관람자가 자신의 삶과 기억, 일상 속에서 놓쳤던 생각들을 다시 떠올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광준 작가는 사진 작업을 통해 존재의 자리와 '여기 있음(Here I am)'이라는 감각을 포착해 온다. 김문선 작가는 일상 속 불안과 흔들림을 회피가 아닌 '마주함'의 태도로 풀어내는 회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민정 작가는 기도와 묵상의 시간을 시각 언어로 전환하며, 내면의 움직임을 화면에 담아낸다. 송은주는 설치 작업을 통해 하늘과 언어, 빛의 흔적을 공간 안에 겹겹이 쌓아 올린다.

또한 이삭 작가는 도시의 풍경 속에서 고요와 여백의 감각을 포착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승호 작가는 일상의 장면을 통해 내면의 정서와 침묵의 순간을 섬세하게 바라본다. 최은 작가는 빛과 기억이 교차하는 지점을 따라 풍경과 감정의 층위를 탐색한다. 홍인숙 작가는 빛을 매개로 자아와 시간, 기억의 결을 차분히 성찰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스페이스 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스페이스 엄 갤러리. 신앙전 Vol.6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가 열리고 있다. ©스페이스 엄

이 전시와 연계해 진행되고 있는, 서초구 스페이스 엄 갤러리의 신앙전 Vol.6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See the Unseen)'이 있다. 이 신앙전은 고린도후서 4장 18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라는 말씀을 주제로, 똑같이 1월 17일까지 이어진다. 두 전시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열리지만, 현실 너머의 의미와 관계의 깊이를 묻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 전시에는 나단프로젝트(Nathan Project) 소속 6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 사진, 입체 작업으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신앙적 사유를 풀어낸다. 리셉션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클래식기타 김성진, 첼로 엄윤선(스페이스 엄 대표) 등이 특별찬양으로 전시에 참여했다.  

몰리킴 작가는 세상의 소란함 이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생명과 그들을 향한 창조주의 사랑에 주목한다. 박다리아 작가는 삶의 버거운 시간을 통과하며,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서의 미술과 신앙을 화면에 기록한다. 송진욱 작가는 '선택'이라는 개념을 통해 조건 없는 하나님의 부르심과 응답의 자유를 시각적으로 탐구한다.

또, 안나영 작가는 아가서를 주요 모티프로 삼아, 보이는 세계 너머의 영적 실재와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표현한다. 이름 작가는 죽음과 끝처럼 보이는 순간 속에서 부활과 소망의 시작을 발견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최재희 작가는 형태 없는 사랑과 말씀의 진리를 조형 언어로 번역하며, 보이지 않는 온기를 드러낸다.

스페이스 엄 엄윤선 대표는 "앞으로 계속 신앙을 어떻게 예술로 표현할 수 있을지 더 많은 갤러리, 작가와 협력하며 함께 고민하고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페이스 엄은 2020년 매해 1회 기독교 신앙을 주제로 전시를 기획해 왔다.

신앙전 연계 룩인사이드 스페이스 엄
두 전시는 연말을 맞아 ‘빛’을 주제로 연계 전시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두 전시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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