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준 목사
최철준 목사

우리가 성숙한 신앙을 향해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스스로의 노력으로 가능하다는 생각을 버릴 뿐만 아니라, 둘째로,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믿음으로 온전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바울은 이제 아브라함을 증인으로 내세워서 설명한다. 창세기 15장에 보면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셔서 수많은 자손을 주겠다고 약속하셨다. 그 약속이 자녀를 나을 수 없는 아브라함에게 불가능한 일이지만,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고, 모든 것을 맡긴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약속을 믿자, 하나님이 어떻게 반응하시는가?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창15:6). 한마디로 “의롭다고 여겨” 주셨다. 아브라함이 의롭다 함을 받을 만한 어떤 선한 일을 해서가 아니다. 사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리지 못했다. 자신의 종인 하갈을 통해서 아들을 얻었다. 하나님 보시기에 올바른 행동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약속을 믿었기 때문에 그 믿음을 보시고 의롭다고 여겨주신 것이다.

여기서 “의롭다고 여겨주신다.” 이것을 신학적인 용어로 “칭의”라고 한다. 이 “칭의”의 교리에 기독교의 핵심이 있다. 세상의 모든 종교와 차별성이 바로 이 교리에 있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종교는 우리가 의롭게 살아야 신이 우리를 기뻐하며 받아줄 수 있다고 말한다. 불의하게 살아가면 신의 진노를 받게 된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바울은 우리가 죄인이고 경건하지 못하고 불완전하지만 하나님께 사랑받고 용납받을 수 있다고 약속한다. 그래서 기독교는 ‘굿 뉴스’ 기쁜 소식, 복음인 것이다.

이제 바울은 7절에서 말한다. “그런즉 믿음으로 말미암은 자들은 아브라함의 자손인 줄 알지어다” 그 사람이 유대인이냐 이방인이냐가 중요하지 않다. 아브라함과 같은 믿음을 가졌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바울은 9절에서 “믿음으로 말미암은 자는 믿음이 있는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약속한다. 여기서 “믿음으로 말미암았다”라는 말은 무슨 말일까? 아브라함처럼 믿었다는 말이다. 무엇을 믿었다는 말일까? 아브라함은 단순히 “하나님이 존재하신다” 이 정도만을 믿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의 말씀을 믿고 신뢰한 것이다.

또한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믿었다는 것이다. 아브라함과 사래는 출산할 나이가 전혀 아니었지만, 하나님이 이 불가능한 일을 행하실 거라고 믿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믿었던 것이다.

9절을 읽어보자 “그러므로 믿음으로 말미암은 자는 믿음이 있는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느니라”. 이방인인 우리가 믿음을 가질 때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는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는다”라는 것은 우리가 아브라함의 믿음을 가질 때 믿음으로 의롭게 여겨주시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하나의 복은 우리가 믿음을 가질 때 14절에 보면, 성령을 선물로 주신다고 약속하신다. 이 놀라운 복을 받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다. 그냥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행하신 일을 믿고 감사함으로 받으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신앙성숙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늘 부족하고 약하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약속을 믿고 의지할 때 하나님이 이루어 가시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일이다. 2~3살 정도 되었을 때, 막 걷기 시작하니까 계단 같은 높은 곳을 오르고 싶어했다. 그 계단이 자기 키만큼 높았다. 도저히 자기 힘으로 높은 계단에 오를 수 없다. 그런데 그 계단에 발을 올려놓고 오르려고 하는 것이다. 아빠가 볼 때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도 어떻게 하겠는가? 나는 양팔로 아이를 뒤에서 잡아 주었다. 그러면 아이는 계단에 발을 올려놓기만 한다. 아빠가 뒤에서 균형을 잡아주고, 아이를 들어 올려 주는 것이다. 아이는 자기 힘으로 계단에 오른다고 생각하고 재밌어했다.

우리 신앙성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혼자서 높은 계단을 오를 수 없는 것처럼 우리 힘으로 성숙해지거나, 성화될 수 없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잘 알지 않는가. 얼마나 유혹에 약하고 쉽게 더럽혀지고 깨지고 쉬운 존재인지를. 우리는 하나님의 도움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아이가 아빠의 도움을 받는 것은 무언가를 잘해서가 아니다. 말을 잘 듣고 선한 일을 해서가 아닌 것이다. 아이를 향한 아빠의 모든 도움은 아빠의 선함과 아빠의 사랑에서 나오는 것이다. 아이가 아빠를 믿고 의지할 때 자기 키보다 높은 계단을 오를 수 있다. 우리 인생의 높은 계단, 우리가 오를 수 없는 높은 수준, 성숙한 인격과 온전한 믿음과 신앙 수준도 성령을 의지할 때, 그분이 우리를 거기까지 친히 들어 올려 주실 것이다. 우리의 연약함을 인정하자. 스스로의 힘으로 성숙해질 수 없음을 인정하자. 그리고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를 지금부터 영원까지 사랑하신다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성령님을 의지하며 나아가길 바란다.

최철준 목사(지구촌교회 젊은이목장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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