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서아프리카 니제르 수도 니아메이의 고급 주거지역에서 납치된 미국인 선교사 파일럿 케빈 라이두트의 행방이 두 달 가까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현지 기독교 공동체와 국제사회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1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지 기독교인들은 사건 이후 구조와 수색 상황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가 거의 공개되지 않으면서 불안과 긴장 속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니제르 마라디 교구에서 사역 중인 나이지리아 출신 선교사 아우구스틴 아누치에 신부는 최근 가톨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건이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가해 세력이나 피해자의 소재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지역 교회와 신자들 사이에 두려움과 불확실성을 남기고 있다”고 전했다.
케빈 라이두트는 미국에 본부를 둔 선교 단체 ‘서빙 인 미션(Serving In Mission, SIM)’ 소속으로 활동해 온 48세의 기혼 가장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니제르 수도 니아메이 중심부의 샤토1(Château 1) 지역 인근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현지 및 국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라이두트는 지난 10월 21일 대통령궁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브라비아 호텔 인근에서 세 명의 남성에게 끌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역은 경비가 엄격한 곳으로 알려져 있어 사건은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SIM 측은 사건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거의 내놓지 않고 있으며, 현지에서 활동 중인 관계자들 역시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제르에서 SIM과 협력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납치 사실 외에는 가해 집단의 정체나 협상 상황에 대해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도 라이두트의 상태나 위치에 대해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 니아메이 사무소는 앞서 라이두트의 석방이 미국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니제르 내 외교 환경 변화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확산으로 인해 구조 작업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진 상황이다. 특히 니제르 정부와 서방 국가들 간의 외교 관계가 약화되면서, 과거에 활용되던 정보망과 협력 채널이 제한된 상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언론은 사헬 지역에서 과거 인질 구출 작전에 관여했던 전직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현재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동맹 네트워크와 자산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전보다 인질의 소재를 파악하고 구조하는 데 필요한 역량이 현저히 감소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니제르에서는 미군 병력이 철수하고 미국의 무인기 기지가 폐쇄된 바 있다. 사건 이후 현재와 과거 정부 관계자들은, 라이두트의 석방을 위해 여러 정부 부처가 참여하는 협의가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석방을 위해 필요한 절차와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두트는 동생 이언 라이두트와 함께 오랫동안 SIM 소속 파일럿으로 활동해 왔다. 이들은 니제르와 서아프리카 전역에서 선교 인력과 장비, 구호 물자를 항공편으로 수송하며 다양한 인도적 사역을 지원해 왔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들의 항공 사역은 식수 확보를 위한 우물 개발, 전쟁 피해 난민 지원, 산림 복구와 토지 재생, 의료 시설 지원, 홍수 피해 구호, 문해 교육, 과부와 고아를 돕는 자립 사업 등으로 이어져 왔다.
현지 교계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납치 사건을 넘어, 니제르와 사헬 지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와 인도적 활동가들이 처한 불안정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고 있다. 라이두트의 행방이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현지 교회와 국제 기독교 단체들은 그의 무사 귀환을 위한 기도와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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