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서원(64·개명 전 최순실)씨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18년형을 확정했다. 파기환송되기 전 선고받은 징역 20년보다 줄어든 형량이다.

최씨 측은 "잘못된 판결의 전형이다. 박 전 대통령은 경제적 이익을 얻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규명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해서도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고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최씨와 안 전 수석 등이 파기환송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도 판단해달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고심에서 배척된 부분은 그 판결 선고와 동시에 확정력이 발생하고 환송받은 법원도 그와 배치되는 판단을 할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추징액에 대해서는 "말 살시도, 비타나, 라우싱 중 다른 말들과 교환한 살시도와 비타나는 최씨에게 추징하는 것이 맞다. 라우싱은 삼성전자가 보관해 추징하지 않기로 했다"는 파기환송심 판단을 인정했다.

이번 확정 판결에 대해 최씨 측은 또다시 박 전 대통령은 뇌물을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최씨가 받은 것이 박 전 대통령의 뇌물이 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박 전 대통령은 금품이나 경제적 이익을 얻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 변호사는 "대법원의 판단은 국내외 연구가들에 의해서 잘못된 판결의 전형으로 늘 인용되고 검토되리라 생각한다"면서 "새로 형성된 권력 질서를 사법적으로 추인하고 용인하는, 사법적 외피를 입히는 그런 판결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특검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의견을 냈다. 특검 관계자는 "약 3년7개월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특검 및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최씨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규명됐다"라며 "이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확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특검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며 "확정 판결의 취지에 따라 현재 파기환송심 계속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뇌물공여자에 대한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8월 최씨에게 적용된 일부 혐의를 다시 판단하라며 파기환송했다. 전합은 ▲대기업 재단 출연 ▲현대차 납품계약 체결 ▲KT인사 ▲롯데 K스포츠 추가지원 ▲삼성 영재센터 지원 ▲그랜드코리아레저 및 포스코 스포츠단 창단 등에서 최씨에게 적용된 강요 혐의는 "협박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는 지난 2월 최씨에게 2심보다 줄어든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3676만원을 선고했다. 최씨는 2심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70억5200여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안 전 수석은 징역 4년에 벌금 6000만원과 추징금 199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지난해 3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지만 다시 법정 구속됐다.

최씨는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로 박 전 대통령, 안 전 수석과 공모해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출연금 774억원을 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삼성그룹으로부터 딸 정유라(24)씨의 승마훈련 지원 및 미르·K스포츠 재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 명목으로 298억2535만원(약속 43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딸 정씨가 이화여자대학교에 입학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부정하게 학점을 주도록 하는 등의 혐의로는 지난 2018년 5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최씨는 재상고심 선고를 앞둔 지난 8일 '나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내기도 했다. 책에서 최씨는 "특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나를 엮으려는 그들의 술수와 조사 방법은 도를 넘어 거의 협박 수준이었다"라며 "평범한 국민이라면 박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을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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