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미 대통령. ⓒ백악관 홈페이지

미국 대선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동성결혼 문제를 둘러싸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영원한 우군'인 흑인사회가 내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수적인 흑인 목사들이 동성결혼 반대를 고리로 오바마에 반기를 들자, 진보 성향의 흑인 지도자들이 이를 공화당의 사주를 받은 정치 공세로 규정해 반격을 시도하고 나서면서 파열음이 빚어지고 있다.

`오바마 지키기'에 총대를 메고 나선 사람들은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하는 진보 성향의 흑인 목사들이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제3 침례교회'의 아모스 브라운 목사가 그 대표적 인물로, 그는 10일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반대파의 핵심인 윌리엄 오언스 목사를 향해 "보수 복음주의자들의 얼굴 마담"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오언스 목사는 지난 5월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결혼 합법화 지지를 천명하자 흑인들의 오바마 지지 철회를 목표로 내건 흑인목사연합회(CAAP)를 조직해 흑인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오언스에 따르면 CAAP에는 3천700명의 흑인 목사가 가입했으며 이들의 압도적 다수가 "골수 민주당 지지자들"이다. 오언스는 CAAP 결성 이후 오바마의 동성결혼 지지 철회를 위한 10만 기독교인 서명 운동을 추진하는 가운데 방송 출연과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가 동성결혼에 대한 태도를 바꾼 것을 연일 비난하고 있다.

오는 16일에는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대규모 신앙집회를 열 예정이다.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보수층은 이런 오언스를 천군만마로 여기며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전개되자 흑인 진보파는 오언스와 보수단체 간 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등 음모론을 동원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진보파에 따르면 동성결혼 반대 단체인 `미국의 원칙 프로젝트'는 CAAP의 홍보 전략을 지원하는 광고회사에 후원금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오언스의 경우 올해 `전미결혼위원회' 산하 흑인소위원회의 연락 담당으로 임명돼 활동해왔다. 의혹의 핵심은 전미결혼위원회가 공화당 경선에서 밋 롬니를 지지한 단체라는 점이다.

오언스와 CAAP가 보수단체를 매개로 롬니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주장과 다름 없다.

이에 대해 해당 보수단체들은 동성결혼 반대 캠페인을 돕는 것은 민권에 속하는 것이라며 흑색 선전 중단을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수층은 자신들에 대한 흑인사회 내 진보파의 공세는 동성결혼 문제를 정치 쟁점화해 보수성향 흑인들의 동요를 막으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USA 투데이는 흑인사회가 동성결혼 합법화를 놓고 갈라져있지만 이 문제가 대선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직 무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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