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교수님, 학생부 전도사로 섬기고 있는데, 아이들이 예수님의 필요를 못느낀답니다...물어보니, 시련이나 고난이 없어 살만해서 그렇대요. 전쟁나면 찾을거래요. 어쩌지요. 어떻게 하면 예수님 믿게 할수 있을까요? 설교 준비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정말 속상합니다.

채영삼
▲백석대 채영삼 교수

A: 아이들이 영악하군요. 그러나 그 모습이 우리 시대의 모두의 모습입니다. 그 아이들의 태도 속에 있는 핵심적인 내용은, 아직 어린아이지만 이미 '성경적이지 않은' 신관(神觀)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란 나의 필요를 채우는 존재이며, 오직 나의 필요를 채울 때만 하나님이다'라는 신관입니다. 정말 그런가요? 정말 하나님은 나의 필요를 채울 때만 하나님이신가요? 성경이 그렇게 가르치던가요?

사실, 아이들의 태도는 오늘날 먹고 사는데 큰 지장 없는 시대의 사람들이 하는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핵심은 '나의 필요가 절대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나의 필요에 봉사하는 한 하나님으로 쳐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누가 신입니까? '내'가 신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분이시던가요?

여기에는 복음의 왜곡이 한 몫 합니다. '예수 믿으면 복 받는다'는 것이 복음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나는 이미 복을 받았거나, 받을 필요가 없거나, 재벌이거나, 건강하거나 별 필요가 없으면, 예수를 믿을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입니다. 병원에 갈 필요가 없고, 점쟁이 찾아갈 만큼 애타는 일도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더구나, 하나님도 '나의 필요'를 기준으로 그 존재 가치를 결정하는 인격이라면,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할지도 예견할 수 있습니다. '나의 필요'를 기준으로 타인을 대하겠지요. 그럴 것입니다. 그것은 위험스런 인격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서 사랑하고 경외하라고 가르칩니다. 이웃의 필요에 의해 자신을 내어주는 사람이 되라고 합니다.

'자신의 필요'를 절대기준으로 삼는 사람은, 그러므로 참된 '사랑'을 알지 못하는 불행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나님은 물론, 이웃도, 자신도 제대로 사랑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인생을 살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 삶은 정말 행복한 것일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시작할까요? 우선은, '우리의 필요'에서 시작하지 말아야 합니다. 복음을 그렇게 시작하지 말고, '하나님이 누구신지, 예수님이 누구신지'에서부터 시작하십시오.

그분은 창조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중 아무도 그에게서 받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숨 쉬는 것조차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를 경배해야 합니다. 그분은 심판주이십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그분의 법대로 살아야 하고, 심판대 앞에 서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예수 믿으면 대학 잘 가고 좋은 직장에 간다고 가르치지 마십시오. 대학도 필요 없고, 직장도 필요 없다면 어쩔 것입니까? 예수님이 누구십니까? 구원자이십니다. 심판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무엇에 대한 심판입니까? 죄에 대한 심판입니다.

무엇이 죄입니까? 죄 지은 적이 없다구요? 그러면 왜 죽습니까? 죄의 결과는 사망입니다. 그 아이들 중 안 죽는 아이들이 있나요? 하나님을 모르는 것이 가장 치명적인 죽음입니다. 그 죄 문제를 회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구원자가 필요합니다.

한편, 아이들은 자신의 '필요'에 대해서도 사실 무지합니다. 자신들이 정말 무엇이 필요한지를 모릅니다. 그것도 가르칠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은 안전하지 않은 곳입니다. 언제든 죽음이 찾아올 수 있는 곳입니다. 찾아올 때는 너무 늦습니다.

저들이 말을 하지 않지만, 죄의 문제도 있습니다. 저들이 아직 필요라고 느끼지 못하지만, 가정으로부터 수많은 상처도 있을 것입니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이라 느끼지 못하지만, 저들을 고통으로 몰고 가는, 참된 성장과 행복을 방해하는 '느끼지 못하는 필요들'(unfelt needs)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들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계시의 빛, 말씀의 빛으로 비추면 됩니다. 우선은, 그 아이들의 '필요'에서 시작하지 말고, '하나님이 누구신가?' '예수님이 누구신가?' '세상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성경 계시의 빛에서 시작하십시오.

어둠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지 못합니다. 오직 빛이 올 때, 계시의 말씀이 올 때, 자신의 진정한 필요조차 깨닫는 것입니다. 복음은 '자판기'가 아닙니다. 복음은 우리가 진정 누구인지를 비추어주는 빛입니다. 하나님과 영원한 나라를 보게 하는 빛입니다. 그 빛을 비추는 주일 강단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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