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1만 명 예수초청잔치'같은 프로그램식 전도, '예수 천국, 불신 지옥'처럼 거리에서 믿지 않는 이들에 대한 강한 경고성 전도행위.... 한국교회의 양적 성장에 기여한 기독교인들의 전도 열정과 헌신이 오늘날 비기독교인에게는 불쾌하고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기독교인조차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전도행위와 내용에 종종 마음이 불편해질 때도 있다. 열정적인 전도자들을 아예 불건전한 교단으로 바라보는 일부 기독교인들도 있다.

그렇다고 복음 전도를 미루거나 포기할 수는 없다. 위축될 필요도 없다. 다만, 전도가 의례적인 행사나 시스템, 단순한 복음의 선포나 소개가 되어서는 안 되며, 그 본질과 목적을 되돌아보는 것이 필요한 때다. 그리고 시대에 맞는 전도 패러다임과 해결책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에 현대목회연구소는 '한국교회 전도연구 프로젝트'를 발주해 12명의 학자에게 한국교회 전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구하도록 하고, 이 중 3편을 최근 제2회 서산현대목회포럼에서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행사는 '한국교회 전도의 현실과 미래'를 주제로 최근 서울신학대학교 우석강당에서 열렸다. 서울신대 현대목회연구소 소장이며 선교적교회성장네트워크 대표 최동규 교수는 "이번 기회에 한국교회 전도사역에 드리운 어둡고 부정적인 기운들이 사라지고, 미래를 향한 소망이 생겨나기를 기대한다"며 "전체 연구 결과물은 목회자 신학생을 위해 단행본으로 엮어 출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12개의 연구주제는 Ⅰ. 한국교회 전도의 과거 ▲초기 한국교회의 전도 유형과 방법(구병옥 교수) ▲1970년대~80년대의 전도 유형과 방법(김종성 교수) ▲선교단체들의 전도 패턴(이선이 교수) Ⅱ. 한국교회 전도의 현재 ▲포스트모던 문화의 출현과 전도(홍기영 교수)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와 전도(최동규 교수) ▲프로그램식 전도의 현실과 문제점(김남식 박사) Ⅲ. 한국교회 전도의 미래 ▲사이버세대를 향한 전도(정기묵 교수) ▲필요중심적 전도(박창현 교수) ▲문화를 통한 전도(박보경 교수) ▲관계중심적 전도(김성욱 교수) ▲지역사회 중심의 전도(김선일 교수) ▲소그룹전도(전석재 교수)다.

최근 서울신학대학교 우석강당에서 '한국교회 전도의 현실과 미래'를 주제로 제2회 서산현대목회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80여 명의 목회자, 교수, 신학생들이 참여했다.   ©현대목회연구소

김남식 박사(서울신대 외래강사)는 '한국교회 프로그램식 전도의 현실과 문제'에 대한 발표에서 "과거의 전도 매뉴얼화를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식 전도가 1차적으로 많은 성도를 동원하여 전도에 참여시키고 정치·사회적 요인과 맞물려 한국교회의 급성장에도 기여했지만, 문제도 있고 21세기 흐름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스트모더니즘을 넘어 프리모더니즘으로 향하는 시대 흐름에서 볼 때, 전도 패러다임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성경적 전도, 예수님의 전도는 삶을 전이시키는 '동행 전도'로, 일정 기간 교리를 소개하고 결신을 요구하는 '로마식 전도'보다 공동체에서 먼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하는 '켈트식 전도'가 예수님의 전도 원형과 가깝다"고 강조했다.

김남식 박사는 특히 "근본적으로 전도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실천하는 이유도 전도의 정의가 분명하게 내려지지 않은 데 기인한다"며 "목회적 부담감으로 일 년에 몇 번 추진해야 하는 행사로 전도할 때, 대외적으로 기독교적 의무감을 다했다고 볼 수 있으나 제자를 만드는 예수님의 지상명령과는 거리가 멀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대마다 전도 정의는 해석자와 상황에 따라 달라졌지만, 예수님의 전도 정의는 분명 제자를 만드는 것이며 전도는 영적 각성, 회심, 성화의 단계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또 "전도목회 패러다임이 단순히 전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양적인 실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 양성을 위해 동행 전도 원리를 바탕으로 한 전도 소그룹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이를 실천하는 교회는 신학 성향을 따지지 않고 부흥하는 것을 목격한다"고 말했다.

홍기영 나사렛대학교 교수는 '포스트모던 문화의 출현과 복음전도'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세속주의, 포스트모더니즘, 종교다원주의가 서로 밀접한 관계 속에서 공존하는 상황 속에서 효과적인 복음전도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조지 헌터의 6가지 전략 중 4가지를 인용하여 ▲복음에 수용적인 사람들을 식별하고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 전도하며 ▲사람들의 필요에 봉사하고 ▲사람들의 문화에 적합한 토착화 사역을 실시하는 방법 등을 통해 복음을 효과적으로 증거할 것을 격려했다.

그는 "사도적 교회는 언제나 자연스럽게 즉흥적으로 인간관계를 통해 복음을 증거했고, 초대교회 성도들은 언어와 행동으로 복음을 증거하고 신앙을 전파했다"며 "한국교회는 사도적 교회로 선교적 사명을 성실하게 감당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전도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며, 그들이 온전히 변화되어 주님과 교회,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역교회는 하나님의 선교 도구가 되어 예수 그리스도를 담대히 증거하고 말씀을 가르쳐 지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역사회 중심의 복음전도'에 대한 발표에서 "지역을 전도 대상으로 삼아 교회로 끌어모으는 방식보다는 먼저 교회가 지역사회와 동화되어, 그 안에서 어울림, 경청, 섬김, 환대를 베푸는 것이 전도의 중요한 사역 모델"이라며 "지역사회 중심의 전도는 선포와 설득의 전도에 앞서 유력한 현존 전도의 유형"이라고 소개했다.

김선일 교수는 또 "복음은 인간과 사회를 전인적으로 구원하며, 공적이면서도 동시에 개인을 소중히 여긴다"며 "이 복음이 구현되고 체화되어야 할 곳은 관념적 세계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라고 강조하고, "교회가 지역사회 곳곳에서 복음을 전인적으로 전하는 사명을 감당할 것"을 요청했다.

서산현대목회포럼은 서울신대 현대목회연구소가 주최하고, 서산성결교회와 선교적교회성장네트워크가 후원하여 오늘날 목회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목회 이슈를 학문적, 실천적으로 논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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