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28일까지 생명의빛예수마을에서 제13회 한국선교지도자포럼이 열렸다.   ©이지희 기자

[이지희 기독일보·선교신문 기자] "지난 20년의 잃어버린 세월을 살아온 한국교회 위기의 본질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한국선교의 대안 마련에 온 힘을 쏟아야 합니다."

한국선교의 문제를 해결하고, 전략적인 사역을 하려면 먼저 선교 현지의 친목회(fellowship) 구조를 협의회(association) 구조로 전환하고, 선교사역과 선교사 태도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교 지도자들이 한 해를 정리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한국선교지도자포럼(한선지포) 첫날인 27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 한정국 목사는 기조연설에서 "한국 선교계의 과감한 폐단 철폐와 함께 대안을 주저함 없이 실천하는 혁신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KWMA가 주최한 올해 제13회 한선지포는 '한국 선교계의 폐단 분석과 대안 마련'을 주제로 27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가평 생명의빛예수마을에서 진행 중이다.

KWMA는 이번 한선지포에서 한국선교의 오랜 문제를 해결하고 전략적인 사역을 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KWMA 사무총장 한정국 목사가 27일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한 목사는 이날 2014 세계선교대회 중 7월에 열린 제6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 VI)와 제1차 권역별선교전략회의(RCOWE I), 9월 말에 열린 후속적용대회를 통해 "자신학으로서 한국신학과 자선교학으로의 한국선교학을 찾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한국교회는 더 이상 서구적 교회문화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 민족과 문화에 깊이 뿌리 내리는 새로운 민족종교의 길을 가야 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선교전략회의 등을 통해 발견한 세 가지 한국신학으로 '고난을 동반하는 복(福)의 신학', '위기와 변혁의 신학', '세계선교를 수반한 민족복음화 신학'을 들었다. 고난을 동반하는 복의 신학에 대해서는 "한국 민족이 복을 희구하는 것이 축복, 기복 형태로 나타나는 면이 있다"며 "그러나 이를 성경의 진정한 복, 곧 구원과 하나님이 주시는 각종 복 개념으로 연결하자는 것이고, 십자가 고난과 동반시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산신학에 대해서는 "번영신학으로 비하된 것은 부당하지만, 십자가의 고난은 더욱 강조해야 할 것"이라며 "고난을 동반하는 복의 신학은 한국문화 토양에 깊이 뿌리 내릴 수 있고, 성경의 십자가와 부활의 신학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위기와 변혁의 신학에 대해 "교회는 130년간 민족사의 수많은 위기 속에서 한국사회를 변혁시켜왔다"며 그 예로 구한말 술과 도박으로 망가진 한국사회에 주초금지,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 문맹 퇴치를 위한 기독학교 설립, 무당과 미신으로 힘든 한국인을 위한 기독병원 설립, 가나안 농군학교로 대표하는 사회운동 등을 들었다. 그는 "이러한 노력이 사회변혁의 근간이 되고 대안을 제시했다"며 "우리는 21세기 한국사회를 위기와 변혁의 신학으로 헤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선교를 수반한 민족복음화 신학에 대해 그는 "한국교회는 지난 50년간 민족 복음화 비전이 현실화되고 세계선교로 승화, 발전하는 탁월한 사례를 세계교회에 보여주었다"며 "또 이는 750만 해외 동포 속에서 자립, 자전, 자치하는 한인 디아스포라교회의 원동력이 됐을 뿐 아니라, 전 세계 민족 앞에 범세계 한인교회를 벤치마킹해야 할 의미 있는 사례가 되었다"고 말했다.

한정국 목사(좌)와 이날 여는예배에서 말씀을 전한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우)   ©이지희 기자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한국 선교계에 쌓인 폐단을 반성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KWMA 리서치팀의 조사, 연구 자료가 발표됐다. KWMA 리서치팀은 선교구조, 선교사역, 선교사 등 3개의 주제로 나눠 조사했으며, 이를 사회학 박사 출신 한수아 선교사와 KWMA 총무팀 등이 연구하고 정리했다. 한정국 목사는 "리서치 과정에서 한국 선교계의 문제는 새삼 새로운 것이 아니라 KWMA 25년 역사에서 수없이 지적되어 오던 것이었다"며 "구조적으로 고착된 폐습을 시정하기 위해 급진적인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KWMA 정책위원회와 선교 현지의 제안들을 취합해 3가지 대안을 제안했다.

첫 번째는 '선교 현지의 친목회 구조에서 협의회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한 목사는 지난 30년간 양적 성장을 한 한국선교가 선교지 대도시에 집중되어 중복투자 된 것을 지적하고, 자정 능력을 잃은 지금의 친목회 구조로는 이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KWMA 회원단체에서 파송한 선교사가 현지에서 한인선교사 사역자 협의회를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라며 "파송 본부 차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회를 통한 자정 노력만으로도 선교 현지 구조가 훨씬 개선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두 번째는 '선교사역, 선교사 태도의 업그레이드'다. 한 목사는 "한국 선교사들의 교회 개척의 열의와 성과를 인정하지만, 사역 태도가 선교적으로나 후원교회 등에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며 "선교사들의 사역 책무와 선교 재정의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결국 한국 선교사의 기질과 사역태도와 연결되어 한국 선교사의 질적 향상과도 직결된다"면서 한국선교 업그레이드를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대안 마련과 혁신적인 조치'다. 한 목사는 "한국 선교계는 2030년을 향해 질적 성숙을 통해 양적 성장까지도 끌어올리는 미래계획을 힘써 추구해야 한다"며 "한국선교를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탈바꿈시켜 타겟 2030(Target 2030) 목표를 달성할 것"을 제안했다.

한 목사는 "한국교회는 한국선교를 위해 희생하고 도왔으며, 한국교회만큼 선교에 너그러운 교회가 없는 것 같다"며 "이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 한국 선교계는 뼈를 깎는 자성의 노력으로 현재 폐단을 과감히 척결하고 전략적인 선교에 매진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또 이를 위해 국가마다 한인 선교사나 목회자 협의회가 구성되고, 이들 대표가 전세계한인선교사·목회자협의회로 연결되며, 현재 세계한인선교사회(KWMF), 세계한인선교대회(KWMC), KWMA, KIM NET(Korea International Mssion Net) 등이 글로벌 카운실(Global Council)을 조직해 마지막 시대 선교 주자로서 쓰임 받을 수 있기를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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