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Moleiro사의 북프랑스 히브리문집 영인본​

[기독일보=강정훈 교수] 북프랑스 히브리문집(The North French Hebrew Miscellany)은 영국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히브리 문헌으로서 가장 귀중한 보물의 하나이다. 이 자료는 13세기에 유럽지역 유대인들의 격변기에 완성된 자료로서 한권의 책이 아니라 하나의 도서관이라 할 만한 다양하고 광범위한 자료가 집합되어 있다.

이 문집은 각기 다른 84개 그룹의 텍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대별해 보면 중세 예술 후견인들의 지적 취향이 반영된 수백편의 시(詩)를 비롯하여 모세오경과 선지서 낭송문인 하프타롯(Haftarot) 그리고 아가서(Song of Songs) 등 구약성서와 안식일(Sabbath)과 나팔절, 즉 로시 하샤나(Rosh Hashanah)와 욤 키푸르(Yom Kippur)라 불리는 속죄일 등 절기에 쓰는 기도문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결혼과 이혼, 그리고 비즈니스 파트너십에 관한 법전이 있는가 하면 산술문제 수수께끼와 유대인들이 이마와 팔에 차고 다니는 경문( 테필린, Tefilin)을 사용하는 법과 피를 제거한 정결한 고기만을 먹는 도살의례(Ritual Slaughter)가 있다.

그리고 유대인 가정에서 흔히 볼수 있는 물건으로서 문설주에 빠짐없이 붙여야 하는 신명기의 몇 절을 기록한 양피지 조각인 메주자 (Mezuzah)에 관한 규칙과 그리스어 70인역에만 있는 외겅인 히브리어 토빗서(the Book of Tobit)와 1277년에 프랑스의 유대교랍비이며 탈무드 주해자인 코베일(Isaac ben Joseph of Corbeil)이 저술한 모세오경의 620여종의 율법을 간추린 율법소책자(Sefer Mitsvot Katan /Small book of Commandments)도 포함되어 있다.

북프랑스 히브리문집은 전성기의 고틱미술을 보여주는 1494 페이지의 방대한 자료이며 독일과 프랑스에서 천대받으며 살던 유대인들인 아슈케나지(Ashkenazi)의 최고 걸작인 채색필사본이다.

▲대제사장 아론과 메노라(Aaron as High Priest and menorah)ㅣ북프랑스 히브리문집(The Northern French Miscellany)ㅣ1277-1286ㅣ런던 국립도서관(British Library)

히브리문집의 성서화 중에서 "메노라"란 단어를 쓴 13세기 채색 메뉴스크립트가 있어 특히 귀한 자료로 여겨진다.

대제사장 아론이 시나이 광야의 성막(Tabernacle)에서 일곱 가지가 달린 촛대인 메노라(menorah)에 불을 밝히기 위하여 올리브로 만든 순결한 기름을 붓고 있다. 이 불은 아론과 아론 자손인 제사장이 저녁부터 아침까지 여호와 앞에 성막을 밝히도록 하였다. 촛대 아래 글귀에는 "이것은 메노라와 아론이 기름을 넣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성막의 일곱 등잔이 달린 등대는 정금으로 만들었으며 성막시대를 지나 솔로몬성전 시대에는 좌우로 각 다섯씩 10개의 금등대가 있었다. 등대의 구조는 그림에서 보는바와 같이 가운데 줄기에서 좌우로 각각 세 개씩의 가지가 뻗어 있다. 줄기의 끝에는 기름을 담아 불을 붙일 수 있는 잔이 달려 있다.

등잔은 살구꽃 형상으로 만들며 등잔 아래에는 꽃받침과 꽃이 있다.

살구나무는 히브리어로 "쇠퀘드"인데 이는 "깨어있다"라는 뜻으로 하나님의 말씀은 깨어있음을 의미한다. 아론의 싹 난 지팡이에도 살구꽃이 피고 살구열매가 달렸다는 기록이 있는데 같은 의미이다.

성소에 세워 둔 일곱 등잔의 성서적 의미에 대하여는 "온 세상에 두루 행하는 여호와의 눈(슥4:10)"이며 "교회의 상징(계1:12)'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성막 내부를 비추던 등대의 빛은 하나님께로부터 비쳐 나오는 '진리의 빛'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교회는 세상을 비추는 진리의 빛이 되어야 함을 우리에게 말해 주고 있다.

▲강정훈 교수(전 조달청장)

■ 강정훈 교수는...

강정훈 교수는 1969년 제7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해 뉴욕 총영사관 영사(1985~1989)를 거쳐 조달청 외자국장, 조달청 차장(1994~1997) 등을 지내고 1997~1999년까지 조달청장으로 일했다.

행정학박사(연세대·서울대 행정대학원·성균관대학원)로 성균관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2004~2005), 2003년부터 현재까지는 신성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 (사)세계기업경영개발원 회장(2003~2008)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11년에는 35년여간 모은 중세의 성서화 자료와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의 저서 중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 저서 및 자료 675점을 숭실대 학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1992년에는 성서화전시회를 개최했으며 1994년에는 기독교잡지 '새가정'에 1년 2개월간 성서화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했다. 현재는 자신의 블로그 '영천의 성서화 라이브러리'(http://blog.naver.com/yanghwajin)를 통해 다양한 성서화와 이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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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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