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을 놓고 수사중인 검찰이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인 양회정씨를 상대로 수사를 벌였지만 그의 최후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유 전 회장의 마지막이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유 전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30일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55)씨를 이틀째 조사했다. 검찰은 전날에도 양씨를 15시간 넘게 조사했지만 양씨에 대해 조사할 부분이 많음 점을 고려해 석방하지 않고 인천 구치소에 입감한 뒤 이날 조사를 재개했다.

이날 조사는 양씨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경위, 도주 경로 및 은신처, 유 전 회장과 마지막으로 연락한 시점과 횟수, 추가 조력자 존재 여부 등을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유 전 회장을 5월24일 순천 별장에서 마지막으로 봤다"며 "연수원을 빠져나온 5월25일 오후 금수원에서 일명 '김엄마'로 불리는 김명숙(59·여)씨를 만났지만 유 전 회장의 도피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금수원에서 만난 '김엄마'와 함께 유 전 회장을 구하기 위해 순천으로 다시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늦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또 양씨는 5월24일 유 전 회장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이후 전혀 연락을 취하지 않았으며, 그의 사망 원인이나 마지막 행적 등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검찰은 양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며 이날 오후 늦게 구속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양씨와 별도로 검찰 조사를 받은 '김엄마' 김명숙(59)씨는 유 전 회장의 시신 옆에 있던 천가방이 자신의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한 유 전 회장이 도피 당시 식사를 제대로 못했다고 진술했다.

김씨 또한 양씨와 마찬가지로 유 전 회장의 사망과 관련해 아는 것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로써 유 씨의 마지막을 본 사람은 지난 5월 25일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에서 유 전 회장을 숨겨주고 검경 수사팀과 대치한 그의 수행 비서 신모(33, 구속기소)씨가 됐다.

검찰은 양씨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유씨 일가 도피조력자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앞서 밝힌 '자수 시 선처' 방침에 따라 이날 양씨를 석방 조치했지만, 추후 불구속 상태에서 언제든 재차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핵심 조력자인 운전기사 양회정씨 부인 유희자씨(오른쪽)와 김엄마 '김명숙'씨가 28일 오후 인천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고강도 조사를 받고 빠져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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