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한국교회 찬송가 대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발제를 담당한 서정배 목사와 김정일 장로(왼쪽부터).    ©이동윤 기자

예배에 있어 성경과 더불어 찬송가는 가장 중요한 책이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대표적 찬송가인 '21세기 찬송가'가 여러 비판과 함께 저작권 사용료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제2차 한국교회 찬송가 대토론회'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한영훈 목사)는 "최근 '21세기 찬송가'를 둘러싼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저작권 사용료 문제도 크게 대두되고 있다"며 "이 문제들을 검토, 토론하기 위해 대토론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는 박성배 목사(찬송가대책 부위원장)의 사회로 안영로 목사(찬송가대책위원장)의 인사말, 정서영 목사의 기도, 서정배 목사(한국찬송가공회 이사장)과 김정일 장로(한국찬송가위원회 위원)의 발제, 자유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서정배 목사는 '21세기 한국 찬송가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발제하며 "한국찬송가 공회는 한국교회의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고 목회적 활용을 위해, 다양한 전문가 참여와 수많은 회의 및 토론을 거쳐서 21세기 한국교회의 신앙에 적합한 찬송가를 연구·개발했다"고 전했다.

서 목사는 "(앞으로) 21세기 찬송가의 미흡한 부분은 수정·보완하면서 더 좋은 찬송가를 만들 수 있다"면서 "그러므로 '21세기 찬송가'를 전면부인하고 새로운 찬송가를 만들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새로운 찬송가를 만들면) 한국교회는 또 찬송가로 인해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찬송가공회의 법인화에 대해서는 "26개 교단이 참여한 '찬송가협의회'와 합동·예감·루터·대신 교단 등으로 이뤄진 '새찬송가위원회'와 통합했고, 기감·기성·기침·고신 교단으로 이뤄진 '한국찬송가위원회' 그리고 양 위원회가 파송한 '한국찬송가공회'의 만장일치 결의로 '합법적인' 재단법인으로 전환했다"며 "교단 이기주의와 투명성 문제가 논란이 됐기에, 문제점들을 해소하며 한국교회 찬송가 발전과 개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2차 한국교회 찬송가 대토론회. 발제자의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이동윤 기자

한국찬송가공회의 사유화에 대해서는 "법인설립이 한국교회의 재산인 한국찬송가공회를 개인적으로 사유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많이 보도됐다"며 "(하지만) 법인 설립을 주도했던 당시 이사들은 현재 전원 교체됐으며, 이것이 바로 한국찬송가공회가 사유화 되지 않았다는 확실한 증거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한국찬송가공회는 법적 승인 절차가 정당했고, 구 공회로부터 재산과 지적소유권을 정당하게 이전받았다"면서 "앞으로 한국찬송가공회는 조속히 소송을 마무리하고, 본연의 사명으로 되돌아가 한국교회 부흥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모든 사안을 조속히 해결한 뒤, 과거처럼 각 교단 선교배당금을 지급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김정일 장로는 발제를 통해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21세기 찬송가'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가사 전문위원·교독문 전문위원·편집 전문위원들의 10여 년의 각고 끝에 두 번의 시제품을 발표한 후 최종 손질해 2006년 11월 15일 출판해 현재까지 사용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 장로는 '21세기 찬송가'에 대해서 조성의 불일치, 곡의 변형, 창작곡, 리듬, 화성 등의 문제점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장로는 "동일 곡명일 경우 서로 다른 조성을 가질 수 있으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곡의 고쳐 부를 수 있다"면서 "자연스럽지 못한 멜로디와 리듬의 찬송도 있으나, 시대가 흘러 새로운 찬송가가 나오면 그런 찬송가는 사라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장로는 "'21세기 찬송가'가 분명 선교적으로나 음악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찬송가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고 완벽한 찬송가일 수는 없다"며 "우리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고집과 아집을 버리고, 미래를 향한 찬송가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교회 찬송가의 역사를 살펴보면 해방 전후  신정찬송가, 신편찬송가, 부흥성가로 나뉘어 있었다. 해방 전후 분열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하나의 찬송가를 발행하기로 결의해 '합동찬송가'가 발행됐다.

그러나 또 다시 '새찬송가'가 발행돼 '합동찬송가', '개편찬송가' '새찬송가' 등으로 분열됐다. 하지만 대규모 연합집회 등이 생겨나면서 찬송가를 하나로 통일하려는 열망이 높아졌고, 이를 반영해 1983년 '통일찬송가'가 발행돼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예배와 집회에 사용됐다. 그러나 통일이라는 대의를 세우기 위해 예배학적으로나 음악적인 차원의 희생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 끝에 현행 '21세기 찬송가'가 발행됐다.

하지만 '21세기 찬송가'는 진일보한 측면도 있으나, ▲함량미달의 곡 ▲신앙적, 법적 문제가 있는 인사들의 가사 수록 ▲통일찬송가 가사의 수천 곳을 교회의 합의 없이 변경함으로 혼란을 야기한 점 ▲현행(동시대) 찬양과 경배 곡들에 대한 반영 부족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찬송가 곡과 가사에 대한 저작권 사용료 요구로 인해, 거액의 저작권료와 소송 진행 등이다. 만약 이런 소송에서 곡과 가사 사용료 지급이 법적으로 허용된다면, 찬송가 작곡자들과 작사자들은 모두 저작권료를 요구할 수 있어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한국교회 찬송가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기독교계 차원의 토론과 합의, 대안제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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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