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국민들이 서안 지구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10대 청소년 3명을 추모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이스라엘 군당국은 이들을 납치,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 하마스에 보복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AP뉴시스

이스라엘군이 납치돼 살해된 이스라엘 청소년 3명에 대한 보복공습을 감행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일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12일 실종됐던 에얄 이프라(19)·길라드 샤르(16)·나프탈리 프라엔켈(16) 등 3명이 지난달 30일 서안지역 헤브론 북부 할훌 마을 외곽의 한 동굴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정착촌에 거주하는 이들은 학교를 마치고 하교하는 길에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부는 모세 아론 국방장관이 제안한 무력 대응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재가했다며 보복공습을 공식화했다.

총리의 재가 직후 이스라엘군은 '형제의 수호자'라는 작전명으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하마스지역에 공군기를 동원한 폭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자리를 잡은 서안지역에서 군사작전을 벌인 것은 제2차 팔레스타인 민중봉기(인티파다)가 끝난 2005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청소년 납치살해 배후로 하마스를 지목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도 성명에서 "짐승같은 인간들이 아이들을 납치해 잔혹하게 살해했다. 하마스의 소행이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하마스를 맹비난했다.

이스라엘은 가혹한 보복을 예고했다. 이스라엘 관료는 기자들에게 "하마스 지도부 가운데 살아남을 수 있는 자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은 하마스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스라엘공군 전투기들은 가자지구 34곳을 폭격했고 해군 함정은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하마스 대원 훈련소에 포격을 가했다. 헤브론 지역에 거주하는 하마스 소속 용의자 2명의 자택도 급습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현재까지 팔레스타인인 4명이 부상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소년들이 실종된 직후 18일 동안 주택·건물 2200여채를 수색해 팔레스타인인 419명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5명이 희생됐다.

한편, 팔레스타인 자지정부 수반인 마흐무드 압바스 또한 이번 납치를 비난하고 이스라엘과 협조해 수색 작업을 함께 벌여 왔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한 하마스는 납치·살해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마스 관계자는 "만약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전쟁을 수행하려 한다면, 그들을 위한 지옥의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맞대응해 긴장이 고조됐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통합정부를 붕괴시키는 작전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팔레스타인 내 양대세력인 파타흐와 하마스는 지난달 2일 통합정부를 출범시켰다.

지난 1일(현지시간), 시몬 페제르 이스라엘 대통령이 지난 12일 실종돼 주검으로 발견된 이스라엘 소년 3명에 대한 장례식에 참석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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