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진리와 진실을 따라 살아가면 아름답고 고귀한 삶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거짓을 따라간다면 결국 불행한 결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진실과, 진실에 대한 오해, 그리고 거짓의 역학적 관계를 분석 파악하여 살아 갈 때 성공적 삶이 된다.
 
첫째, 진실(眞實)이란 거짓이 없고 참되고 올바르고 오염되지 않은 순수함을 말한다. 둘째, 오해(誤解)란 사실을 다 알지 못하고 잘못된 편견과 지식에 의하여 왜곡되게 판단하고 인지(認知)하는 것이다. 진실에 대한 고의성은 없으나 진실과 차이가 나는 내용을 사실처럼 여기는 그 결과는 엄청난 비극을 초래한다.
 
셋째, 거짓이란 진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사실인 것처럼 속이는 것이다. 거짓은 타인을 속이기 전에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며 자신의 양심과 인격을 괴롭히고 파괴하는 어리석은 결과가 된다.
 
바둑은 지혜와 묘수가 참으로 많은 지적 게임이다. 가로 세로 19줄에 흑백으로 서로 한 점씩 번갈아 놓아 진을 치며 집을 차지하고 싸워 승부를 가리게 된다. 경기 내내 한 번에 한 점씩만 놓는다. 초보자든 고수이든 그 한 점은 최선의 선택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종국(終局)에서 보면 고수에게 모두 잡히거나 불계패를 당하게 된다. 우리의 인생도 언제나 한 수, 한 수, 최선의 선택으로 살아가겠지만 거짓에 의한 오해를 극복해야 하며 진실을 선택할 때 후회가 없는 고귀한 삶이 될 것이다.
 
독일 나치 시대의 신학자 본 회퍼는 독재자 히틀러가 민족주의 정책으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를 때 “미친 사람이 운전하는 차에 희생되는 사람을 돌보는 것만이 나의 과제가 아니다. 이 미친 사람의 운전을 중단시키는 것도 나의 과제다”라며 단호하게 저항했다.
 
본 회퍼의 저항은 그 시대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무모하고 어리석은 짓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왜 그러느냐고,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냐고, 홀로 대세와 현실을 뒤집을 수 있겠느냐고, 어리석다고, 현명하지 못하다고” 비난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게쉬타포에 체포되어 마침내 처형되면서까지 중단하지 않았다. 그 시대 그의 저항은 어리석고 무모하게 보였을 것이다. 과연 그는 어리석은 사람, 실패자였을까.
 
여호사밧 왕은 다윗 왕 이후 그래도 믿음의 왕이라 평가한다. 그러나 그는 아합 왕과 멍에를 함께하고 교류하고 통상했다. 그는 북왕국 이스라엘은 본래 같은 민족, 같은 형제 나라이기에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했을는지 모른다. 또한 그는 아합 왕의 딸 아달랴를 며느리로 맞아 혼인까지 했다. 그리고 아합 왕과 군사동맹을 맺어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이 전쟁에서 만일 패전 할 것이라 예측했더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때 선견자 예후가 여호사밧 왕에게 “왕이 악한 자를 돕고 여호와의 미워하는 자를 사랑하는 것이 옳으니이까 그러므로 여호와의 진노가 임하리이다(역대상 19:2)”는 책망을 들었을 때, 그리고 전쟁에 임박하여 선지자 미가야의 책망을 들었을 때 진실과 오해와 거짓을 구별하여 바른 판단(진실)을 따랐더라면 그 후손들의 비극은 없었다. 그러나 여호사밧 왕은 선지자들을 통한 하나님의 경고를 간과하고 자신의 판단과 대세와 여론을 진실보다 더 크게 여기고 현실을 극복하지 못했다. 마침내 참패하여 군사를 다 잃고 겨우 목숨을 유지하여 도망치는 참담한 결과가 되었다.
 
오해와 거짓을 분별하지 못한 결과는 여호사밧 왕 사후 더욱 극명하게 나타났다. 아합의 딸 아달랴의 영향을 받아 우상숭배의 나라가 되었고 또 여호람 사후(死後)에는 아달랴가 다윗 왕의 혈족과 손자까지 모조리 찾아 죽이고 6년간 여왕 행세를 하며 다윗 왕통 역사 중 가장 비극적인 시대가 되었다. 이런 참혹한 결과가 또 어디 있겠는가.
 
도박을 하는 사람은 자기는 돈을 잃거나 패가망신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선택이 진실이라 확신하고 판돈을 걸지만 그러나 그 결과는 후회해도 소용 없다.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누군가 “반보만 먼저 가라 그래야 바보가 되지 않는다”고 한 말처럼 반 보 앞의 일도 모르는데 다섯 보, 열 보 앞의 일을 말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게 될 것이 틀림없다. 지금 우리는 이 시대를 살면서 진실을 구별하는 영적 분별력과 혜안이 있어야 한다.
 
유비 현덕은 나라를 창업하기 위하여 제갈량을 찾아 삼고초려(三顧草廬)까지 하며 지혜를 구했다. 오해와 거짓을 분별하고 옥석을 가릴 줄 아는 덕목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기업의 CEO, 특히 조직의 지도자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다. 공동체의 성공과 실패가 여기에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실에 대한 오해, 그리고 거짓의 그 결과는 처음에는 잘 모른다. 그러나 때가 되면 피할 수 없는 재앙으로 나타날 것이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고 참 내 제자가 되면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글ㅣ박승학 목사(칼럼니스트, 기독교단개혁연(aogk.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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