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신화/뉴시스】중국 정부는 2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면담하기로 한 데 대해 미국에 엄중히 항의하면서 해당 회동 계획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번 회동에 대해 크게 우려하며, 이와 관련해 미국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또 "시짱(티베트) 사무는 중국의 내정에 속하는 문제로 어떤 국가도 간섭할 권한이 없다"며 "미국 측이 자국 지도자와 달라이 라마의 회견을 마련한 것은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며 국제관계의 준칙을 엄중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이번 회동으로 중·미 관계를 엄중하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앞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만나게 된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고, 이후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속보로 타전했다.

사진은 지난 2011년 7월16일 미국 백악관 오바마 대통령의 관저 1층의 맵룸(Map Room)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티베트 정신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회담을 갖고 있는 모습.   ©뉴시스

앞서 이날 케이틀린 헤이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존경받는 종교·문화 지도자라는 점에서 달라이 라마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헤이든 대변인은 그러나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라고 인정하면서 "우리는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회당 장소를 통상 외국 정상과의 회담장소로 이용하는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가 아닌 백악관 관저 1층의 맵룸(Map Room)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달라이 라마에 대해서 종교를 깃발로 내세워 장기간 반중 분열 활동을 해온 정치적 망명자로 규정 짓고, 그 어떤 국가든 그리고 그 어떤 형식이든 달라이 라마와 정부회담을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2010년과 2011년 달라이 라마와 만난 적 있고, 이로 인해 미·중 양국 간의 갈등이 촉발됐다가 당시 중국 국가주석 후진타오(胡錦濤)의 방미 정상회담 등으로 양국 관계가 대화로 선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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