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의 5㎿급 가스 흑연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ELWR) 가동을 위한 연료생산에 들어갔다고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최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38노스는 "5MW 원자로용으로 추정되는 연료제조 공장이 1980년대 폐기된 원자로를 위한 오래된 시험용 연료제조 공장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2009년부터 건물의 리노베이션이 시작됐고 2010년 이후 가동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공장이 가동되는 징후는 지붕에 하얀 연기자국이 있는 것"이라며 "지붕 끝의 작은 통풍구 중심에 난 자국은 화학가스나 수증기를 내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연료봉을 만드는 데 쓰이는 불산이 표백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또 "쓰레기장에서 회색 물질이 목격됐다"며 "공장건물 내의 노(爐)에서 나온 재를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5MW 원자로는 1985년 처음 가동됐다가 19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라 가동이 중단됐다. 이어 2002년 2차 핵위기 이후 재가동됐다가 다시 9.19 공동성명을 계기로 가동을 중단했고 올 8월 말부터 재가동됐다.

이 원자로가 플루토늄을 생산해내려면 기존 연료봉 2천개 이외에 새로운 연료봉 6천개 이상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연료생산에 들어갔다는 것은 원자로의 본격적 가동을 통해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 제조과정에 들어섰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미 5MW 원자로가 가동에 들어갔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며 "다만 실제 연료봉을 생산해내려면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추정했다.

38노스는 이 연료제조 공장에서 5MW 이외에 과거 50MW 원자로를 위해 만들어진 1만2천개의 연료봉을 재공정하는 작업도 병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38노스는 또 저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하는 실험용 경수로를 위한 연료제조 공장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시험용 연료제조시설의 북쪽에 위치해 있으면서 영변 핵시설 내 최대 건물로 올해 중순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8노스는 "실험용 경수로는 아직 가동 준비단계로 보인다"고 전제하고 "연료제조 공장이 연료를 본격 생산하려면 앞으로 수년이 걸린다"며 "2015년 말이나 2016년에 가서야 원자로가 제대로 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험용 경수로는 지난달 외관상 건축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글로브가 지난 8월31일 공개한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5㎿급 원자로 주변 건물(상단 왼쪽)에서 흰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 출처: ISIS 인터넷판) 2013.09.12 2013-09-12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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