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총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총회장·부총회장 당선자를 가려내는 선거전이라는 데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도를 넘어선 관심 탓인지 교단 총회 시즌이 다가올수록 총회 선거전 열기는 대개 과열 양상을 띠기 마련이고, 빈번히 이는 선거 직전 후보자들의 (투표권을 가진 지닌 총대들 혹은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한)금품살포 행위 등의 부정·부패 행위를 낳기도 한다.

30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이하 한목협, 대표회장 전병금)는 9월 교단 총회를 앞두고, 총회 선거제도를 점검하여 한국교회 내 관행처럼 여겨져 온 부정·부패 선거 문화를 종식시키자는 취지로 제19차 열린대화마당을 열었다.

▲김명용 교수 ⓒ김진한 기자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린 이날 대화마당에서는 ‘한국교회, 총회 선거제도 개선을 논한다’란 대주제 아래 김명용 교수가 ‘한국교회, 총회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지형은 목사(한목협 신학위원장, 성락성결교회)가 각 교단 총회의 (총회 선거제도)현황과 총회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김명용 교수는 무엇보다 번영의 신학과 결탁한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직시했다. 김 교수는 "많은 한국교회는 예수 믿어서 성공한 사람들을 열거하면서 예수를 믿으면 이렇게 출세하고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설교한다"며 "출세하고 영광스러운 자리에 앉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고 하나님의 도우심의 상징인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을 통해 밝힐 수 있는 예수의 길은 섬김이었다"며 "번영과 출세와 영광스러운 자리가 중요하다고 가르치는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예수께서 당하신 시험의 사건을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고자 하는 것은 마귀의 시험에 정확히 걸려드는 것이다. 만국의 영광과 권력은 참된 제자의 길을 방해하는 마귀의 결정적인 도구이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특히 최근 들어 이슈화되고 있는 각 교단 총회의 부정·부패 선거에 대해 "엄청난 금품을 살포해서 총회장에 당선되면 내가 총회장이 된 것은 하나님께서 세우셔서 된 것이라는 기가 막힌 자기 신성화를 해서는 안된다"며 "불의한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총회장이 되고 영광스러운 자리에 오르면 그 순간부터 지나 온 그들의 모든 행적을 하나님의 도우심이라는 신성화시키는 포장을 이제 뜯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것은 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니고 그들의 추악한 욕망이었고 하나님의 교회를 망치는 불의한 일이었다는 것을 명백히 밝히는 것이 한국교회의 바른 길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어 총회 총대(대의원) 선거 개혁을 위한 제안과 총회장 선거 개혁을 위한 제안을 했다. 전자에서 김 교수는 총회 총대는 3년을 하면 반드시 3년 쉬게 해 불필요한 정치꾼의 활동을 제한하고, 총회가 젊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총회 총대의 30%를 전문가로 채울 것도 권했다.

후자에서는 금권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제비뽑기를 통한 총회장의 선출을 제안하는가 하면 총회장의 명칭을 총회 머슴으로 바꿔 마치 대단한 권력이라도 되는 듯한 총회장의 이미지를 쇄신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각 교단 총회 선거제도 현황을 발표한 지형은 목사는 한국교회 총회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제안으로 직선제와 제비뽑기제를 병행하여 조화시킬 것을 권했다.

지 목사는 "역량을 갖춘 인물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지만 교단을 대표할 인물을 선출하는 총회에서 금권선거가 이뤄진다면 교단의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제도로 대내외적으로 인정될 수 없을 것"이라며 "직선제가 민주주의 꽃임에는 틀림없지만, 우리 총회 수준에서 더 큰 부정과 위해를 막기 위해 차선책이라도 강구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제비뽑기 제도는 나온 것이다. 금권선거는 그 어느 것으로도 이해되어서도 용납되어서도 안되는 비상식적인 행태이기에 금권선거 방지가 전제되지 않는 한 제비뽑기 제도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목협은 기조발제에 앞서 故 은보 옥한흠 목사 1주기 추모예배를 갖기도 했다. 한목협 대표회장 전병금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 추모식에서 김경원 목사(한목협 상임회장)가 추모사를,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가 교회인사를, 옥성호 집사(고 옥한흠 목사 장남)이 유족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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