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다르 부치치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wikipedia.org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이 장기화된 반정부 시위 속에 전격적인 사임 및 조기 선거 의사를 밝혔다고 7월 1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러나 현지 기독교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이를 실질적인 권력 이양이 아닌 정권 연장을 위한 정치적 전술로 평가하며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비사드 참사 후폭풍 및 부치치 대통령 사임 시사

지난 12년간 대통령과 총리를 번갈아 역임하며 세르비아 정국을 이끌어온 부치치 대통령은 지난 6월 27일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친정부 집회에서 사임과 함께 대통령 및 의회 조기 선거를 촉구했다. 국가 공휴일인 비도브단을 앞두고 이뤄진 이번 발표에서 그는 "대통령직은 몇 주 더 유지한 뒤 사임할 것"이라며 자신의 임기가 막바지에 다다랐음을 공식화했다. 이어 반대 세력을 겨냥해 "1년에서 3년 안에 국가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시위대를 향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부치치 대통령의 사임 발표는 2024년 11월 1일 발생한 노비사드 기차역 지붕 붕괴 참사로 촉발된 세르비아 반정부 시위가 1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나왔다. 당시 16명의 사망자를 낸 이 붕괴 사고 직후 건설 공사 승인 과정에 정부의 부정부패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학생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세르비아 반정부 시위는 베오그라드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로 확산됐고 그 여파로 4개월간 고등 교육 기관이 전면 폐쇄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현지 기독교계 푸틴식 권력 교대 의혹 제기

부치치 대통령의 전격적인 사임 발표에도 불구하고 세르비아 현지 기독교계는 회의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베오그라드 대학교 타탸나 사마르지야 교수는 기독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부치치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과거 장기 집권을 위해 활용했던 '대통령-총리 교대' 전략을 모방해 권력을 영구화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사마르지야 교수는 세르비아에 뿌리내린 부정부패의 심각성을 꼬집으며 "부치치와 위장 야당 세력들이 부패 청산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단합을 저해하고 시위의 신뢰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권자들의 이성적인 판단을 촉구하며 현 정국의 조속한 안정을 기원했다.

노비사드 지역의 두산 베레디 목사 역시 현재의 세르비아 반정부 시위가 순수한 시민 저항 운동을 넘어 다분히 선거와 정치를 겨냥한 단계로 변모했다고 진단했다. 베레디 목사는 "시위가 새로운 조기 선거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정치적 국면으로 완전히 전환됐다"며 현 상황을 평가했다. 이어 "부치치 대통령이 약속대로 사임하더라도 정계 은퇴가 아닌 새로운 정치적 구도 안에서 재출마하기 위한 수순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덧붙였다. 광범위한 부정부패 의혹과 시민들의 반발 속에서 세르비아의 실질적인 정치 개혁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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