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성 박사
양기성 박사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교회와 기업, 학교와 복지기관은 한결같이 좋은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다. 그러나 좋은 지도자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더욱이 조직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열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오늘 이 시대는 사람을 세우고 조직을 살리는 세 가지 지혜를 가진 자 곧 리더십(Leadership), 컨설팅(Consulting), 코칭(Coaching)을 함께 이해하고 실천하는 지도자를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다.

필자는 행정학에서 조직관리와 리더십을 전공하여 석사(MPA)와 박사학위(Ph.D)를 취득하였으며, 오랫동안 대학에서 강의하고 교회와 기업, 복지기관에서 리더십과 조직관리, 컨설팅과 코칭을 연구하고 실천해 왔다. 현장에서 지도자들을 만나며 얻은 결론은 분명하다. 좋은 조직은 사람을 관리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키는 곳이며, 훌륭한 지도자는 사람을 지배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세우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행정학은 흔히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학문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현대 행정학은 조직의 성패를 제도보다 사람에게서 찾는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와 전략이 있어도 신뢰가 무너지고 구성원의 마음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조직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이러한 관점은 신학과도 깊이 연결된다. 성경 역시 제도보다 사람을 먼저 세우셨던 하나님의 역사를 보여 준다. 결국 건강한 조직은 건강한 사람을 통해 세워진다.

먼저 리더십은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힘이다. 많은 사람은 리더십을 권한이나 직위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리더십의 본질이 아니다. 존 맥스웰은 "리더십은 영향력이다"라고 정의했다. 영향력이 없다면 직책은 있어도 리더십은 존재하지 않는다. 예수님은 권위로 사람을 움직이지 않으셨다. 먼저 섬기셨고, 먼저 본을 보이셨으며,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심어 주셨다. 느헤미야도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 앞에서 먼저 기도한 뒤 백성들에게 공동의 목표를 제시하였다. 진정한 리더는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는 사람이다.

다음으로 컨설팅은 조직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가장 적합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전문적인 활동이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먼저이듯, 조직도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올바른 처방이 가능하다. 기업의 성장이 멈추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교회의 침체 역시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없다. 조직문화, 의사결정 구조, 인재 양성, 재정 운영, 소통 방식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한다. 컨설팅은 감정이나 경험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객관적인 분석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이 더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다. 현대 경영학의 거장 피터 드러커는 조직의 성패는 사람과 문화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는 좋은 컨설팅이 단순히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문화를 건강하게 세우는 데까지 나아가야 함을 보여 준다.

마지막으로 코칭은 사람 안에 있는 잠재력을 발견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고, 컨설팅은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코칭은 질문과 경청을 통해 상대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고 물으신 장면은 코칭의 아름다운 본보기이다. 예수님은 정답을 먼저 말씀하지 않으셨다. 질문을 통해 제자들의 믿음과 생각을 이끌어 내셨다. 스티븐 코비가 말한 것처럼 "먼저 이해하려 하고, 그다음 이해시켜라"는 자세는 좋은 코치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리더십과 컨설팅, 코칭은 서로 경쟁하는 개념이 아니다. 리더십은 공동체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컨설팅은 그 방향으로 더 효과적으로 갈 수 있도록 길을 다듬으며, 코칭은 그 길을 함께 걸어갈 사람을 성장시킨다.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조직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룬다.

존 웨슬리는 이 세 요소를 균형 있게 실천한 대표적인 지도자였다. 그는 복음의 비전을 제시한 리더였고, 속회와 밴드 모임을 조직하여 신앙공동체를 체계적으로 세운 탁월한 조직가였으며, 평신도 지도자들을 발굴하고 훈련하여 스스로 사역하도록 세운 훌륭한 코치였다. 웨슬리 운동이 영국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을 통제했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을 세웠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 사회는 지도자는 많지만 신뢰받는 리더는 부족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전문가는 많지만 사람을 품는 지도자는 드물고,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은 많지만 사람의 가능성을 일깨우는 코치는 더욱 귀하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권위로 지배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 전문성으로 돕는 컨설턴트, 사람을 성장시키는 코치이다.

성경은 "지략이 없으면 백성이 망하여도 지략이 많으면 평안을 누리느니라"(잠언 11:14)고 말씀한다. 여기서 말하는 지략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공동체를 바르게 이끄는 지혜를 의미한다. 결국 리더십은 사람의 마음에 비전을 심고, 컨설팅은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며, 코칭은 사람의 잠재력을 꽃피운다. 이 세 가지가 하나로 어우러질 때 조직은 건강해지고, 공동체는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다. 사람을 이용하는 지도자는 결국 사람을 잃는다. 그러나 사람을 세우는 지도자는 사람을 얻고, 조직을 살리며, 시대를 변화시킨다. 이것이 행정학이 말하는 건강한 조직의 원리이며, 동시에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하나님 나라 리더십의 본질이다.

양기성 교수(Ph.D., Hon. Th.D.)
서울신학대학교 교회행정학 특임교수
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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