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는 이토록 풍성한데 성도들의 삶은 왜 변하지 않을까?”, “전도에는 그토록 열심이면서 왜 교회는 점점 세상과 단절된 게토(Ghetto)가 되어가는가?”
오늘날 한국 교회가 직면한 이 뼈아픈 딜레마에 정면으로 응답하는 신간, 『기독교 세계 이후, 예배와 선교를 다시 빚다』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313년 기독교 공인 이후 무려 1,700년 가까이 서구 사회를 지배해 온 ‘크리스텐덤(Christendom, 기독교 세계)’ 체제가 붕괴하고 있다는 날카로운 진단에서 출발한다. 교회가 사회의 중심에서 다시 주변부로 밀려나는 작금의 현실을 위기가 아니라, ‘예배와 선교가 결코 분리되지 않았던’ 초대교회의 본래적 야성을 회복할 절호의 기회로 바라본다.
예배 없는 선교 없고, 선교 없는 예배 없다
이 책을 관통하는 뼈대는 ‘미시오 데이(Missio Dei, 하나님의 선교)’ 신학이다. 흔히 선교를 "저 멀리 오지에서" 전문가들이 수행하는 특별한 프로젝트나 교회의 프로그램쯤으로 여기지만, 저자들은 선교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본성에서 흘러나오는 화해의 운동임을 역설한다.
선교학자인 앨런 크라이더와 예배학자인 엘레노어 크라이더 부부는 평생의 학문적 성취를 이 한 권에 녹여냈다. 참된 예배란 곧 하나님의 선교적 성품을 우리 내면에 깊이 새기는 자리이며, 결국 예배와 선교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유기적인 호흡이라는 명제를 강력하게 입증한다.
고린도전서 11~14장, 초대교회 예배의 생생한 복원
저자들은 성경적 대안을 찾기 위해 신약성경 고린도전서 11~14장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동안 신약학계에서도 온전히 조명받지 못했던 이 본문을 축으로 삼아, 바울이 제시한 ‘공동식사와 향연’이라는 예배 비전을 오늘날의 언어로 되살려낸다.
초대교회가 어떻게 가정 중심의 식탁 교제를 통해 내부자를 단단히 세우고, 다양한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예배를 통해 낯선 외부자를 환대하며 강력한 선교적 공동체를 형성했는지 그 역동적인 현장을 정밀하게 추적한다.
추상적 신학을 넘어 일상의 실천으로
이 책의 돋보이는 장점은 역사와 신학의 거대 담론을 넘나들면서도 결코 목회적 실천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평화와 환대를 강조하는 아나뱁티스트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가톨릭, 정교회, 오순절, 복음주의 등 다양한 전통의 통찰을 폭넓게 수용해 균형을 잡았다.
또한 콩고, 콜롬비아, 베냉, 영국 등 세계 곳곳의 생생한 사례를 바탕으로 침례, 성찬, 세족식, 평화의 입맞춤, 간증과 같은 구체적인 예배 행위가 일상에서 어떻게 선교적 능력을 발휘하는지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우리는 위대한 것을 설교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위대한 것을 살아낸다."
초기 기독교 변증론자의 이 선언처럼, 신앙은 설교 단상을 넘어 삶으로 살아낼 때 비로소 완성된다. 『기독교 세계 이후, 예배와 선교를 다시 빚다』는 신학대학원생과 목회자는 물론, 급변하는 시대를 읽어낼 새로운 기독교적 시각을 갈망하는 모든 성도에게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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