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평생을 보낸 한 노령의 기독교 사역자가 종교 활동을 이유로 고향 땅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는 러시아 점령지 내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 크라스노돈시에서 사역해 온 블라디미르 파블로비치 리티코프(Vladimir Pavlovich Rytikov, 67세) 목사가 오는 17일 금요일 최종 추방 판결을 앞두고 있다며 한국 교계의 긴급한 기도를 요청했다.
1959년 크라스노돈에서 태어난 리티코프 목사는 현지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1990년부터 해당 지역에서 장로교 및 침례교 사역을 이어왔으며, 아내와 자녀, 손주들이 모두 함께 거주하는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지 러시아 이민국과 당국은 최근 그의 거주 허가를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리티코프 목사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당국자들은 “2주 안에 타국으로 떠나지 않으면 처형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의 가족은 집과 토지 문서를 압수당했으며, 정부가 지급하는 연금조차 1년 반째 끊겨 경제적으로도 큰 고립무원의 상태에 놓여 있다.
러시아 당국이 내세운 추방 사유는 ‘불법 선교 및 미등록 예배 인도’다. 지난 1월 25일 러시아 군경은 리티코프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를 기습 수습했으며, 등록을 거부할 경우 교회를 전면 폐쇄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4월에 열린 예비 공판에서 당국은 리티코프 목사의 전도 사역 혐의를 9페이지 분량에 달하는 기소장에 담아 법원에 제출하고 강제 출국 조치를 요구했다.
이들이 소속된 미등록 침례교회 측은 국가의 허가나 통제 없이 성경에 따라 자유롭게 예배할 권리가 있다는 신념 하에 정부 등록을 거부해 왔다. 리티코프 목사는 과거 구소련 시절(1979~1982년)에도 부친과 함께 미등록 종교 활동 혐의로 수감 생활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래 6월로 예정됐던 재판은 러시아 연방에 대한 위협(형법 115-FZ조) 관련 서류 보완 등의 이유로 7월 1일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최종 운명을 가를 선고 공판은 오는 17일 가족의 참관조차 허용되지 않는 철저한 비공개 재판으로 진행된다.
현숙 폴리 순교자의 소리 대표는 “리티코프 목사는 지난 7년간 매년 수차례 재판과 벌금형을 받으면서도 자신을 연행하고 기소하는 판사와 내무부 관계자들을 향해 주님의 사랑을 전하며 축복 기도를 아끼지 않았다”라며 “비공개로 열리는 이번 재판에서 극적인 판결 번복이 일어나고, 목사님 부부가 고향 땅과 교회를 지킬 수 있도록 많은 기독교인들이 마음을 모아 기도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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