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모습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모습. ©뉴시스

치매환자의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생활비와 요양비 등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에서 첫 계약자가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해당 시범사업을 통해 4명이 이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7일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시범사업 이용 계약 현황을 공개했다. 지난 3일 기준 545명으로부터 1271건의 문의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118명이 상담을 신청하거나 의뢰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34명은 심층 상담을 받고 있으며, 4명은 계약을 체결했다. 또 14명은 계약 체결을 위한 후견인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치매환자 재산 보호 위한 공공신탁 사업

올해 도입된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은 국민연금공단이 계약에 따라 대상자의 재산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보호하는 공공신탁 기반 재산관리 지원사업이다.

지원 대상은 치매나 경도인지장애 등으로 금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경제적 학대 위험이 있는 사람이다. 65세 이상 고령자뿐 아니라 65세 미만 치매환자와 경도인지장애 진단자도 포함된다.

신청은 본인이나 가족이 할 수 있으며, 요양시설과 치매안심센터 등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위탁 가능한 재산 규모는 최대 10억 원이다.

상담이 접수되면 국민연금공단은 대상자의 상황과 필요를 파악한 뒤 개인별 재정 지원 계획을 수립한다. 이후 생활비와 요양비 등을 계획에 따라 배분하고, 월별 집행 내역을 모니터링한다. 공단은 반기별로 1회 이상 대상자를 방문해 점검도 실시한다.

필요할 경우 복지서비스와 연계하고, 대상자가 사망하면 남은 재산을 정산해 법적 상속인에게 지급한다. 복지부는 이 서비스가 치매환자의 재산 보호와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돕는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첫 계약자 4명 모두 치매안심센터 통해 신청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4명은 모두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신청했다. 이 가운데 2명은 무연고 상태였고, 나머지 2명은 사실상 가족과 단절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계약 사례 중 한 명인 김모 씨는 인지능력 저하로 인해 주변인으로부터 금전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었다. 이에 공공후견인이 국민연금공단에 재산관리서비스 상담을 요청했다.

김 씨가 보유한 재산은 현금성 자산 약 2000만 원이며, 기초연금과 기초생활급여 등 정기 수입은 월 약 120만 원이다. 공단은 남은 생애 동안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유지될 수 있도록 매월 월세 33만 원, 공과금 13만 원, 생활비 80만 원을 배분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요양시설에 입소한 나모 씨도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이용 계약을 체결했다. 나 씨는 의사결정 능력이 낮고 가족이 없어 스스로 재산을 관리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공단은 공공후견인과 함께 심층 상담을 진행한 뒤 국민연금 등 월 수입 40만 원 가운데 약 10만 원을 요양비로 정기 지출하고, 남은 월 25만 원은 안전하게 저축·보관해 향후 수술비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복지부, 2028년 제도 도입 목표

복지부는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라디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홍보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또 치매안심센터를 대상으로 대면·비대면 설명회를 열어 사업 내용을 안내하고 대상자 발굴을 독려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사업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물도 추가로 제작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전단지와 카드뉴스 등을 치매안심센터, 요양시설 등 관계기관에 배포하고, 계약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현장에 공유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시범사업 운영 현황을 점검하면서 상담과 계약 절차, 대상 유형별 지원 방식을 보완할 계획이다. 또 2028년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도입을 목표로 국회에 계류 중인 치매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임을기 복지부 노인정책관은 “이번 첫 계약 사례는 치매 어르신들이 재산 상실에 대한 두려움 없이 평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안전망이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 있는 치매안심센터와 요양시설뿐 아니라 노인복지관 등 일선 현장에서도 재산관리가 필요한 어르신을 발견하면 국민연금공단으로 적극 연계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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