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 부족한 잠을 주말에 몰아서 자는 청소년일수록 자살 관련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평일과 주말의 수면시간 차이를 의미하는 ‘사회적 시차’가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자살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6일 대한보건협회 학술지 ‘대한보건연구’에 실린 ‘한국 청소년의 사회적 시차가 자살 관련 행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2024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자료를 활용해 중·고등학생 4만8101명의 수면시간과 자살 관련 행동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사회적 시차는 학업과 등교 등 사회적 일정으로 인해 제한되는 평일 수면시간과, 비교적 자유롭게 잠을 잘 수 있는 주말 수면시간 사이의 차이를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클수록 청소년의 자살 생각, 자살 계획, 자살 시도 경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청소년 절반 이상, 평일·주말 수면 차이 1시간 넘어
분석 결과, 평일과 주말의 수면시간 차이가 1시간 이상인 청소년은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사회적 시차가 1시간 이상인 청소년은 53.5%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사회적 시차가 1시간 미만인 청소년은 46.4%였고, 1시간 이상 2시간 미만은 33.2%, 2시간 이상은 20.3%로 나타났다.
이는 상당수 청소년이 평일에는 학업과 생활 일정으로 인해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지 못하고, 주말에 수면시간을 늘리는 생활 패턴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수면 리듬의 불균형이 청소년의 정서적 안정과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했다.
사회적 시차는 단순히 수면량의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 자살 위험과 관련된 중요한 지표로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사회적 시차 클수록 자살 생각 증가
연구 결과, 사회적 시차가 클수록 자살 생각을 경험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해본 청소년 비율은 사회적 시차가 2시간 이상인 집단에서 14.2%로 가장 높았다.
사회적 시차가 1시간 이상 2시간 미만인 청소년의 자살 생각 경험은 12.2%였으며, 1시간 미만인 청소년은 11.2%로 조사됐다.
자살 계획 경험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사회적 시차가 2시간 이상인 청소년 가운데 자살을 계획해본 비율은 5.5%였고, 1시간 이상 2시간 미만은 4.5%, 1시간 미만은 3.9%였다.
자살 시도 경험 역시 사회적 시차가 클수록 높았다. 사회적 시차가 2시간 이상인 청소년의 자살 시도 경험은 3.2%였으며, 1시간 이상 2시간 미만은 2.5%, 1시간 미만은 2.0%로 나타났다.
“사회적 시차, 자살 예방 지표로 봐야”
연구진은 청소년기의 생물학적 수면 리듬과 학교 중심의 사회적 시간 구조가 어긋날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와 정서적 취약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평일과 주말의 수면시간 차이가 커지는 생활 패턴이 청소년의 심리 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청소년기의 생물학적 수면 리듬과 학교 중심의 사회적 시간 구조 간 불일치가 정신적 스트레스와 정서적 취약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시차가 청소년 자살의 독립적인 위험요인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청소년 정신건강 관리와 자살 예방 전략에서 사회적 시차를 독립적인 관리 지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의 수면시간뿐 아니라 평일과 주말 사이의 수면 리듬 차이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주말에 잠을 몰아서 자는 청소년의 생활 패턴이 단순한 피로 회복 방식에 그치지 않고, 자살 생각과 자살 계획, 자살 시도 위험과도 관련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청소년 수면 관리가 정신건강과 자살 예방 정책의 주요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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