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6일 발생한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로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 위치한 포천진성교회가 1년이 넘도록 복구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고 당시 투하된 폭탄 중 4발이 교회 전면 주차장 등 인접 지역에 낙하하면서 사택은 50~80m, 예배당은 약 100m 거리에서 폭발 압력을 받았다. 이로 인해 예배당 천장 침하 및 건물 기울어짐 현상이 발생했으며, 사택은 벽체 이격으로 창문 개폐가 불가능한 수준의 구조적 손상을 입었다.
현재 목회자 가족은 사택을 떠나 군 관사에 임시 거주 중이며, 성도들은 안전 문제로 인근 군 교회를 대여해 대체 예배를 드리고 있다. 그러나 피해 국민을 보호해야 할 공군과 국방부가 기계적인 ‘시가 한정 보상’ 논리를 앞세우면서 실질적인 원상복구 비용 마련이 불가능해진 상태다.
국방부 “내규상 시가 초과하는 수리비 배상은 불가”
공군 지구배상심의위원회는 지난 4월, 진성교회 측에 ‘시가(교환가치) 배상’만을 인정하겠다는 1차 결정문을 통보했다. 공군과 국방부가 내세운 근거는 “수리비가 건물의 시가를 초과할 경우, 시가만큼만 배상하면 국가의 책무를 다한 것”이라는 배상 실무 원칙과 내부 지침이다.
군 당국은 경제적 효율성 논리를 근거로 배상 액수를 제한하는 규정을 고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행정절차 역시 장기화됐다. 군 당국은 지난해 4월 사실조사에 착수한 지 6개월이 지난 그해 11월에야 첫 손해사정 결과를 교회에 통보했으며, 공식적인 ‘시가 한정 결정문’을 발송하기까지 사고 발생 후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됐다.
감가상각 적용에 따른 수리비와 책정 시가의 격차
국방부가 고수하는 ‘시가 한정 보상’ 지침으로 인해 노후화된 농어촌 지역 건축물에 대한 실질적 복구가 가로막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당국은 예배당을 새로 지을 경우의 신축 기준 가액을 2억 8,000만 원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준공 후 40년이 경과했다는 이유로 감가상각을 적용해 건물 가치(시가)를 약 8,600만 원으로 책정했다.
특히 군 당국과 계약한 사정업체가 추산한 최소 수리비는 1억 2,000만 원(천장 내부 미개방 상태의 과소 산정 금액)이지만, 국방부는 수리비가 시가를 초과한다는 이유로 시가만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사택 역시 추산 수리비는 약 1억 5,500만 원이 도출됐으나, 국방부가 책정한 시가는 약 1억 3,800만 원에 불과해 수리비 전액을 보상받지 못하는 처지다.
교회 측 “종교시설의 특수성과 기능적 가치 배제된 처사”
포천진성교회 오성희 사모는 군 당국의 교환가치 중심 보상 논리에 대해 “국가의 명백한 과실과 오폭으로 발생한 지해임에도 불구하고, 군 당국의 기계적인 행정 지침 때문에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복구 책임과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부당한 구조”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오 사모는 “교회 예배당이 위치한 부지는 법적인 제약을 받는 종교 부지로서, 일반 주택이나 상업용 건물처럼 보상금을 받아 다른 곳으로 쉽게 매각하고 이주할 수 있는 성격의 시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건물을 단순한 매매 대상 재화로 보아 감가상각을 따질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신앙생활 공동체를 유지해 온 ‘종교시설로서의 기능적 가치’를 인정해 원상복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오 사모는 “교회 성도 대부분이 40년 전부터 직접 벽돌을 나르며 교회를 일구어온 80대 노년층 어르신들이며 교회 재건축 모금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가 과실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수리비보다 시가가 낮다는 이유로 배상을 제한한다면, 아무런 잘못이 없는 농어촌 교회와 고령의 성도들이 재건축 비용을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호소했다.
법조계 “국방부의 시가 제한 원칙, 대법원 판례 취지와 어긋나”
현재 이 사건은 배상금 규모에 따라 국방부 특별배상심의위원회로 이관돼 오는 9월 말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 A씨는 국방부와 공군이 내세우는 ‘시가 한정 보상’ 논리가 대법원의 확고한 판례 취지를 무시한 행정 편의주의적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변호사 A씨는 “국가배상법의 대원칙은 가해자인 국가가 피해자를 사고 이전의 상태로 안전하게 되돌려놓는 ‘원상복구’에 있다”며 “국방부는 수리비가 시가를 넘으면 시가만 배상한다는 지침을 적용하고 있으나, 이는 관련 법리를 일방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11년 1월 대법원 판례(선고 2010다77587 판결)에 따르면,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단순히 물건의 물리적·시장적 교환가치(시가)만을 절대적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피해자가 해당 시설을 계속 사용해야 할 객관적인 필요성이 명백히 인정되는 경우, 물건의 경제적 가치보다 ‘본래의 기능적 가치’를 복원하는 데 드는 비용(실질 수리비)을 배상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성교회는 대체가 어려운 종교시설이며, 성도들이 예배를 지속해야 하는 객관적 필요성이 존재하는 공간”이라며 “국가의 명백한 과실인 오폭 사고에 대해 감가상각 논리만을 대입해 배상액을 제한하는 것은 교회의 존립을 위협하며, 헌법상 보장된 종교의 자유와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불완전 배상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국방부는 내부 실무 지침만을 앞세우기보다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반영하여, 오는 9월 특별심의에서 온전한 회복을 위한 실질 수리비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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