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전 독립기념관장
김형석 전 독립기념관장 ©노형구 기자

김형석 전 독립기념관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신간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나의 6.25’ 출간 기념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인 6.25 전쟁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역사적·신앙적 교훈을 심도 있게 조명했다.

이번 신간은 저자의 선친께서 6.25를 경험한 일화와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미시적 역사학의 관점에서 교차시킨 역작이다. 저자는 책의 부제를 ‘여수 국군병원에서 천안 독립기념관까지’로 정하고, 전쟁의 포화 속에서 태어나 역사학자이자 목사로서 공직의 최고 정점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담담히 풀어냈다.

기자회견에서 김 전 관장은 자신의 출생 비화를 통해 6.25가 결코 과거의 일이 아님을 강조했다. 다부동 전투에 참전했던 부친이 입은 심각한 내상으로 인해 전남 여수 제36 국군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이를 간병하던 모친 덕분에 경상도 부모를 둔 저자가 전라도에서 태어나는 등 저자의 삶 자체가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전 관장은 “대한민국에서 국군병원에 입원했던 사람이 바라보는 6.25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며 “역사학자이자 목사로서, 국가가 겪은 혹독한 환란을 통과하며 체험한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감사를 후대와 한국교회에 전하는 것이 남은 사명이라 생각했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이번 책은 전문 학술지의 경계를 넘어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 형식을 취했다. 저자는 구체적인 일화들을 통해 독자들이 당시의 참상과 희망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인들에게 큰 위로를 주는 찬양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를 작곡한 나운영 선생의 1953년 피난 시절 고백을 소개하며, 전쟁의 고통 속에서 피어난 신앙적 영감이 오늘날까지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생생하게 서술했다. 김 전 관장은 “나운영 선생은 전쟁 통에서 떠오르는 착상대로 악보에 옮겨 적으며 하나도 고치지 않고 이 곡을 작곡했다”며 “이는 하나님이 그에게 주신 하나의 영감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이 대한민국에 큰 위로를 주시려는 마음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형석 전 독립기념관장
김형석 전 독립기념관장 ©노형구 기자

특히 1963년 전주 예수병원에 실려 온 한 소녀의 배 속에서 1,063마리의 기생충이 나왔던 실화는, 당시 한국의 가난과 절망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이 사건이 오히려 해외 선교사들이 한국을 돕기 위해 몰려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음을 설명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이 세계 선진국으로서 기생충 박멸 등 타국을 돕는 나라가 된 것이 바로 하나님의 '기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관장은 젊은 세대가 우리 역사를 제대로 배울 기회가 부족했다는 점을 안타까워하며, 이번 책이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들려주는 따뜻한 이야기처럼 읽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단순히 전쟁의 아픔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위기 상황에서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기록할 것인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자회견 마무리에서 “하나님의 축복은 고난이라는 보따리에 쌓여 내려온다는 사실을 6.25를 관통하며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이 시대의 성도들과 젊은 세대들이 6.25 전쟁 70년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고, 진리를 사수하는 사명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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