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5장 1–2절에서 바울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자에게 주어지는 놀라운 은혜를 선포한다. 그는 먼저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고 말한다. 이것은 칭의로 말미암아 주어진 첫 번째 축복이다. 과거의 우리는 죄로 인해 하나님의 진노 아래 있었지만,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이제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다. 은혜의 시대는 곧 평화의 시대다.
“의롭다 하심을 받았다”는 것은 이미 이루어진 일이다. 주께서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값을 담당하셨고, 우리는 믿음으로 그 은혜를 받아들였다. 그러므로 하나님과의 관계는 이미 새롭게 열렸다. 우리는 더 이상 정죄 아래 있는 죄인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의롭다 하심을 받은 자다. 이 의롭다 하심의 결과로 우리는 지금 하나님과 화평을 누릴 수 있다.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다르다. 세상의 평화는 힘의 균형과 통제 위에 세워진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평화는 영혼의 깊은 절망과 죄책에서 자유케 된 자가 누리는 평화다.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죄의 짐에서 해방되고, 하나님과 원수 되었던 관계가 회복된 데서 오는 평화다. 이 평화는 외부 환경이 아니라 십자가의 은혜에서 온다.
바울은 또한 우리가 “믿음으로 서 있는 이 은혜에 들어감을 얻었다”고 말한다. 이것은 칭의로 인한 두 번째 축복이다. 죄인이었던 우리가 이제 은혜의 자리로 들어가게 되었다. 마치 왕 앞에 나아갈 수 없던 자가 사면을 받고 의의 옷을 입고 왕의 어전 앞에 서게 된 것과 같다. 우리는 더 이상 감옥 한구석에 웅크린 죄수가 아니라, 은혜의 궁정 안에 서 있는 자다.
믿음은 이 은혜에 들어가는 통로다. 믿음은 내가 무엇을 이루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주께서 이미 이루신 일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고, 그 피로 우리 죄를 씻으셨으며,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셨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믿음이다. 믿음은 은혜를 받는 길이며, 은혜 안에 서게 하는 능력이다.
이 은혜 안에 선 자에게는 기쁨이 있다. 바울은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하느니라”고 말한다. 구원받은 자의 삶에는 감격이 있다. 하나님과 화해한 자에게는 깊은 영혼의 평화가 있고, 주께서 주신 구원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다. 구원은 억지로 붙드는 의무가 아니라, 놀라운 선물을 받은 자의 기쁨이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넌 뒤 미리암의 노래를 불렀던 것처럼, 구원받은 자는 찬양할 수밖에 없다. 애굽의 병거는 더 이상 따라오지 못했고, 홍해는 그들을 삼켜 버렸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의 빚을 청산하셨다면, 우리는 더 이상 과거의 정죄와 두려움에 붙잡혀 살 필요가 없다. 이미 평화가 왔고, 이제 우리는 그 평화를 누려야 한다.
물론 우리는 여전히 연약하고, 날마다 발을 씻어야 하는 자들이다. 그러나 이미 목욕한 자는 다시 온몸을 씻을 필요가 없다고 주님은 말씀하셨다. 근본적인 죄책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해결되었다. 이제 우리는 구원이 취소될까 두려워하는 삶이 아니라, 은혜 안에 서서 성화의 길을 걸어가는 삶으로 부름받았다.
오늘의 말씀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하나님과의 화평을 실제로 누리고 있는가. 이미 의롭다 하심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죄책과 두려움에 묶여 있지는 않은가. 그리스도께서 주신 평화는 현재 우리가 누려야 할 은혜다. 이 평화를 누리지 못한다면, 우리는 다시 십자가의 은혜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믿음으로 은혜 안에 서야 한다.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고,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며 즐거워해야 한다. 우리의 구원은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졌고, 우리의 죄의 장부는 청산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주께서 주신 평화를 누리며, 은혜 안에서 기쁨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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