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양향자 최고위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지도부 내에서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론을 둘러싸고 지도부 총사퇴 요구가 다시 제기됐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모두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한 데 이어 최고위원 가운데 두 번째로 공개적인 사퇴 요구가 나온 것이다.

양 최고위원은 “지난 3일 선거가 끝난 뒤 제가 최고위원 자리에 계속 앉아 있을 것이라고는 차마 생각하지 못했다”며 “대다수 국민과 지지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저를 포함한 지도부 모두가 물러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향자 “정치는 책임, 리더는 책임지는 사람”

양 최고위원은 이날 발언에서 지도부의 책임 있는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정치는 결국 책임”이라며 “리더는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 지도부의 역할은 결과를 책임지는 데 있다”며 “국민들이 지금 우리 당 지도부를 어떻게 보고 있겠느냐.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들로 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들로 보지 않겠느냐”며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며 기득권에 집착하고 있다고 국민들은 오해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양 최고위원은 “그게 너무나도 두렵다”며 “이에 저는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한다. 그것이 민심을 따르는 합리적인 길”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관위 사태에 대한 장 대표와 지도부의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선거 결과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임 지도부에 길 비켜줘야”

양 최고위원은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 안팎에서 비판받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참으로 안타깝게도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로 불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유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보수 정당의 내일을 이끌 분명한 철학과 비전, 노선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을 어디로 이끌고 갈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며 “후임 지도부가 이를 바로잡고 당을 이끌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우리가 길을 비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대표 체제에 대한 책임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당 지도부의 거취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지지 국민 모욕하는 표현”

장동혁 대표는 양 최고위원의 발언 직후 다시 마이크를 잡고 반박에 나섰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좀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투표용지 사태와 관련해 특검 하나라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것이 부족하지만 저희의 역할”이라며 “잠시 실망감을 뒤로하고 이를 해내는 것이 우리를 지지해주는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밝혔다.

이어 “총사퇴하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 공백 기간에 누가 이 문제를 가지고 싸울지 눈에 그려지지 않느냐”며 “일에는 선후가 있고 완급이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지금은 올림픽공원에 모여 우리를 향해 뭐라도 하라고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당내 충돌 속 책임론 확산

장 대표는 자신의 거취 문제가 당대표 취임 이후 계속 제기돼 왔다며 그동안 침묵해온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당 지지율이 내려갈 때는 장동혁 책임이고 올라갈 때는 장동혁과 관계없다고 말씀하셨고, 선거에서 이긴 곳은 장동혁이 없어서 이겼고 진 곳은 장동혁이 있어서 졌다고 계속 말씀하셨기 때문에 굳이 답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계속 침묵하고 아무런 답도 하지 않는 것은 당원들과 국민들을 향한 모욕에 침묵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은 꼭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조광한 지명직 최고위원도 지도부 총사퇴 요구를 비판했다.

조 최고위원은 “정치는 명분과 논리가 있어야 한다”며 “명분도 논리도 없이 아전인수식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미숙한 정치를 하는 철부지 정치꾼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당대표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이 선출했다”며 “임기 동안 당대표가 최선을 다했음에도 당원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면 그때는 당원들이 심판하면 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 이후 선거 책임론과 투표용지 사태 대응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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