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 풀턴 박사
브렌트 풀턴 박사. ©chinasource.org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브렌트 풀턴 박사의 기고글인 '중국교회는 선교를 어떻게 새롭게 이해하고 있는가'(What reframing missions looks like from a Chinese perspective)를 6월 8일(현지시각) 게재했다.

브렌트 풀턴 박사는 차이나소스(ChinaSource)의 설립자로, 2019년까지 초대 대표를 역임했다. 그에 앞서 휘튼칼리지 중국연구소(Institute for Chinese Studies)의 운영 책임자로 섬겼으며, 그 이전에는 중국선교인터내셔널(China Ministries International)의 미국 초대 대표와 홍콩 중국교회연구센터(Chinese Church Research Center)의 영문 출판 편집자로 활동했다. 현재는 중국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을 섬기는 멤버 케어 전문가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으며, 중국의 종교 정책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여러 기관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10년 전, 세계 기독교 단체들 사이에서는 부상하는 중국의 선교 운동과 어떻게 협력하는 것이 최선인지에 대한 논의와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대화의 상당수는 동원, 훈련, 파송 구조 구축, 그리고 이른바 '창의적 접근 지역(creative-access nations)' 내 비즈니스 플랫폼 설립 등에 집중되었다.

언어 학습, 책무성(accountability), 영성 훈련은 이 운동의 미래를 위한 필수 요소로 꼽혔다. 다양한 협력 모델이 검토되었고, 그중 상당수는 이후 수년간 이어질 동역의 든든한 기초가 되었다.

그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지역 교회의 노력과 해외 콘퍼런스 참여를 통해 수천 명의 중국 성도들이 선교에 동원되었다. 자생적인 파송 기관의 설립은 더 이상 먼 미래의 목표가 아니다. 현재 중국 안팎에서 수많은 파송 기관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동시에, 타문화권 선교의 새로운 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중국의 해외 소프트파워 비전은,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에 대한 대상국들의 엇갈린 반응과 맞물려 다소 그 기세가 꺾였다.

중국과 국제 사회 간의 협력을 촉진했던 개방적인 분위기는 점차 제한적인 환경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협력 방식들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여전히 남아 있는 중국과의 협력 사역 역시 훨씬 더 엄격한 감시 아래 놓여 있다.

10년 전 수많은 논의는 중국 안팎의 교회가 사역자를 훈련하고 파송할 때 강력한 '중앙집중화'가 주는 이점을 강조했었다. 그러나 이후 현실은 수많은 파편화된 사역들로 나타났다. 돌이켜보면, 이처럼 분산된 양자 및 다자간 협력 방식이 특히 현재의 억압적인 환경에서는 정치적 민감성을 피하면서도 오히려 더 지속 가능한 모델로 입증되고 있다.

중국 내 통제가 강화됨에 따라 새로운 이민의 물결이 일고 있다. 새로운 교회, 플랫폼, 기관들이 글로벌 중국인 디아스포라와 통합됨에 따라, 파송국과 수용국, 선교지와 본국 사이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성찰의 시간

이러한 변화와 동요의 시기는 우리를 깊은 성찰로 초대한다.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교회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구의 우선순위와 방법론이 주도하는 세계 선교 사역 속에서, 과연 중국 교회가 어떻게 자신의 자리를 찾을 것인지에 대한 기존의 가정을 재검토할 기회를 제공한다.

초기의 열띤 논의 한가운데서, 전략과 목표, 프로그램과 플랫폼에 대한 목소리들을 가르고 또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한 노련한 지도자가 이 모든 새로운 노력이 궁극적으로 어떤 목적을 향하고 있는지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 것이다.

그는 이러한 사역이 과연 “남은 과업의 완수”, “모든 민족에게 교회를”, 또는 “지상 대명령의 성취”와 같은 구호로 요약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성공의 척도를 파송 선교사의 수, 국경을 넘은 횟수, 번역된 언어의 수, 세례받은 회심자의 수, 양육된 제자의 수로만 측정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

대화의 저변에 흐르던 이른바 ‘관리형 선교(managerial missions)’의 기류에 이의를 제기하며, 이 노련한 지도자는 수치적 지표가 신흥 선교 운동의 미래 방향을 좌지우지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우리는 정보와 전략, 구조와 프로그램을 마치 하나님처럼 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우리 사역의 기초가 아니라 성령의 열매, 즉 결과물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진정한 목적, 곧 그리스도 안에 거함으로 그분을 영화롭게 하고, 우리 안에 그리스도께서 발견되게 하는 본질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의 권면은 참석자들의 "아멘"과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대화는 이내 타문화권 사역의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현실로 되돌아갔다. 지리, 민족, 세례, 제자를 수량화하는 것은 신뢰할 만한 지표를 제공하고, 과정을 관리하게 해주며, 후원자들에게 헌금이 잘 쓰이고 있다는 확신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지 않는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제자를 삼고 세례를 주며 가르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이 선교 활동 자체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회의 증거 사역에서 과연 무엇이 빠져 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그렇다면 전혀 다른 지표로 사역을 평가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앞서 언급한 지도자의 말처럼, “우리는 오직 한 가지 목적, 곧 열방에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드러내기 위해 값 주고 사신 바 되었다”(고후 4:6)는 말씀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말이다.

성과표의 균형 잡기

세속적인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주요 영역의 성공을 측정하기 위해 '균형 성과표(balanced scorecard)'를 널리 사용한다. 이 도구는 재정 건전성, 고객 경험, 내부 프로세스, 조직의 학습 및 성장에 대한 정보를 한데 모아 다차원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캐서린 코트(Catherine Cote)는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하는 것들은 종종 무형적이며 측정하고 추적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균형 성과표는 이러한 무형의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표면화하여, 진정으로 중요한 변화를 이끄는 요소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주목을 받게 한다.

선교 역시 마찬가지다. 눈에 덜 띄는 가치들을 무시한 채 소수의 가시적 지표에만 집중하면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세기에 널리 채택된 도널드 맥가브란(Donald McGavran)의 '동질 집단 원리(homogenous unit principle)'는 교회의 양적 성장을 이끌었을지 모르나, 많은 경우 경제적·인종적 불평등을 고착화시켰다. 결과적으로 교회의 참된 표지인 급진적인 연합과 화해(엡 2:14-18)를 훼손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른바 “지상 대명령” 활동만을 선교의 전부로 분리하는 것은, 세상에서 하나님의 증인이 된다는 것의 의미 중 덜 가시적이지만 결코 덜 중요하지 않은 본질적 측면들을 방치할 위험이 있다.

데이비드 보쉬(David Bosch)는 저서 『변화하는 선교(Transforming Mission)』에서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마태복음에서 이 말씀들만 따로 떼어내어 마치 그 자체로 독립적인 의미를 지닌 것처럼 만들고, 처음 등장했던 문맥에 대한 어떠한 고려도 없이 이해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그런 일이 일어날 때, '지상 대명령'은 단순한 슬로건으로 전락하거나,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미리 정해 놓은 방식을 정당화하기 위한 구실로 전락하고 만다."

그의 영광을 찬송하도록

성경은 하나님의 백성의 삶을 통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영광을 받으시는지 명확히 말씀한다. 필자는 향후 게재될 칼럼을 통해 열방 가운데 교회가 전하는 증거의 문맥 속에서 이 주제를 더 깊이 다룰 예정이다.

선교 현장에서 요구되는 이러한 영적 자질들은 일반적인 사역의 구체적 행위들보다 훨씬 눈에 덜 띄기 때문에 쉽게 간과된다. 심지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데도 곁에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무형의 가치들은 '그것이 부재할 때' 훨씬 더 뚜렷하게 실체를 드러낸다.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는 무엇이 빠졌는지 깨닫기 시작하지만,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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