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VOM 키르키즈스탄
가정예배를 드리는 키르키즈스탄 성도들 모습. ©한국VOM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는 중앙아시아의 구소련 국가 키르기스스탄에서 그동안 비수니파 무슬림과 여호와의 증인에게 집중되었던 정부의 종교 탄압이 개신교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26일 전했다.

한국VOM은 지난달 19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 위치한 한 미등록 침례교회에 정부 요원들이 들이닥쳐 예배를 방해하고 장로들을 고발한 사건을 공개하며, 현지 개신교계를 향한 핍박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당시 ‘국가안보위원회’와 ‘국가종교사무국’ 소속 요원들은 일요일 오전 주일 예배가 진행 중인 교회를 기습 방문했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에도 교회를 방문해 벌금을 부과했던 인물들로 알려졌다.

현장의 긴박했던 상황은 여과 없이 드러났다. 요원들은 예배 중인 침례교회 드미트리 골로빈 장로와 알렉세이 뎀첸코 장로에게 병역, 선거 참여, 백신 접종 여부 등을 집요하게 추궁했다. 특히, 요원 중 한 명은 예배 참석자들을 몰래 촬영하다 골로빈 장로의 항의를 받자, 아예 건물 안으로 진입해 신도 전원을 촬영하는 등 공권력을 동원한 압박을 가했다.

결국 정부 측은 두 장로를 ‘미등록 상태에서의 종교 활동’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골로빈 장로는 “개인 주택은 종교 시설이 아니며, 개인의 신앙생활을 규제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며 강력히 불복,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번 탄압의 배경에는 2025년 2월 발효된 가혹한 ‘신 종교법’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법안은 종교 활동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극대화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종교 단체가 정부 승인을 받으려면 ▲성인 신도 500명 이상의 명단 공증 ▲법률적으로 인정된 종교 시설 보유 등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 주택이나 사유지 내 건물을 종교 시설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규모 개신교 교회는 법적 등록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또한 종교 단체는 10년, 지도자는 매년 재등록을 강요받고 있어 언제든 정부가 ‘불법’ 낙인을 찍을 수 있는 실정이다.

키르기스스탄 인구의 93%는 수니파 무슬림이다. 소수 기독교인(약 4%)들은 가족과 지역사회의 압박뿐 아니라, 이제는 정부의 조직적인 억압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되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번 비슈케크 침례교회 사례는 앞으로 키르기스스탄 전역의 개신교회들이 겪게 될 수난의 서막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지에서는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거부되거나 취업 불이익을 당하고, 사망 시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게 하는 차별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VOM 측은 이번 고발 사건에 대응하는 두 장로를 위한 기도와 더불어, 법률의 그늘 아래 놓인 키르기스스탄의 모든 개신교 공동체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국제적인 관심과 기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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