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나무호 피격 기자간담회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1일 청와대에서 HMM 나무호 피격 사건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격 주체를 반드시 식별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HMM 나무호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상 비행체의 공격을 받은 지 열흘째인 13일, 여야는 마침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질의를 오늘 열기로 합의했다. 사건 초기 야당이 즉각 소집을 요구했지만 여당이 "공격 주체가 특정된 뒤 열자"며 버텨 온 지 9일 만의 합의다. 오늘 외통위에서는 정부의 늑장 대응과 이란 특정 유보 방침, 그리고 미국의 호르무즈 작전 참여 압박에 대한 집중 추궁이 예상된다.

안규백 "美에 호르무즈 단계적 기여 검토 전달했다"

오늘 외통위 현안질의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미국 측에 호르무즈 해협 안전 작전에 대한 '단계적 기여'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미국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액션을 취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해양자유구상(Maritime Freedom Construct, MFC) 참여에 대해 원칙적으로 문을 열되, 시기와 방식을 조율하겠다는 포지션으로 읽힌다.

국방부 안팎에서는 한국이 MFC에 실제로 참여할 경우 이란과의 외교 관계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호르무즈 해역에는 한국 국적이거나 한국 해운사가 운용하는 선박 26척이 발이 묶여 있다. 이 선박들의 안전을 담보하면서 동시에 미국 주도 해상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양립하기 어렵다는 계산이 정부 내에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체 잔해 국내 반입… '기종 확인'이 사건의 분수령

 외교부는 12일, 나무호 피격에 사용된 비행체의 엔진 잔해를 국내로 반입해 전문기관에서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수거된 잔해는 이미 두바이로 이송됐으며, 정밀 분석을 위해 국내 이송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정부 합동조사단에 따르면 5월 4일 오후 3시 30분(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나무호 선미에 미상 비행체 2기가 약 1분 간격으로 타격을 가했다. 선미 외판이 가로 약 5m, 안쪽으로 약 7m 깊이까지 손상됐으며, 탱크 내부까지 충격이 미쳤다. 엔진 잔해의 기종이 확인되는 순간이 사건의 공식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CCTV 영상에 비행체가 포착됐으나, 정부는 "기종 및 물리적 크기를 확인하기에 제약이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손상 패턴상 기뢰나 어뢰에 의한 공격 가능성은 이미 배제된 상태다. 군 당국은 비행체의 비행 궤적과 추진 방식, 탄두 파편 성분 등을 종합 분석해 발사 주체를 추적하고 있다.

이란은 "우리 공격 맞다" vs "근거 없는 주장"… 엇갈린 공식 입장

이란의 공식 입장은 사건 이후 열흘 동안 오락가락을 거듭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사건 직후 국영 언론 Press TV를 통해 "한국 국적 선박을 표적 공격한 것이 맞다"고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그러나 주한 이란 대사관은 즉각 "한국을 상대로 공격을 시도한 사실이 없다"며 부인했고, 이란 의회는 혁명수비대의 해당 발언이 "이란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13일에는 쿠웨이트가 자국 영토에 이란 무장세력이 침투했다고 비난하자 이란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는 등, 이란의 지역 내 군사 행동에 대한 논란이 동시다발적으로 번지고 있다.

외교부 박일 대변인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관련국이 이란인지"를 묻는 질문에 "관련국 그대로 받아주시면 좋겠다. 특정 국가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겠다"고 답했다. 사실상 이란을 지목하면서도 이름을 직접 부르지 않는 외교적 표현이다.

외통위 현안질의, 오늘 주요 쟁점은

여야 모두 정부 대응이 늦었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다만 대응 방향에서는 온도 차가 뚜렷하다. 야당 일부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이란 제재 동참 및 호르무즈 파병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강경론을 폈다. 반면 여당 내부에서는 "이란이 공식 공격 주체로 특정되기 전까지 섣부른 조치는 오히려 한국 선박과 교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오늘 외통위에서는 ▲초기 대응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 ▲외교부의 이란 대사 초치 늑장 ▲미국의 나무호 공격 주체 근거 공유 거부 논란 ▲향후 호르무즈 기여 방식 등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제법적 기준에 맞게 대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국제법적 기준'이라는 표현은 무력 행사 없이 외교적 항의와 국제 협력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방향성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차 베이징을 방문한 가운데, 이 외교 공간이 나무호 사태 해법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사건 경위 일지

날짜 주요 내용
5월 4일 HMM 나무호, 호르무즈 해협 UAE 인근 해역에서 미상 비행체 2기에 피격. 화재 발생. 한국인 6명 포함 24명 전원 생존, 1명 부상
5월 5~7일 화재 진압. 예인선 섭외·두바이 이동 준비. 정부 합동조사단 현장 출발
5월 8일 나무호 두바이 입항. 합동조사단 현장 정밀 조사 실시
5월 10일 정부, "미상 비행체 2기가 선미를 2차례 타격" 공식 발표. NSC 소집
5월 11일 위성락 안보실장 기자간담회 "공격 주체 반드시 식별". 이란 혁명수비대 "공격 인정" → 이란 의회 "공식 입장 아냐" 번복
5월 12일 외교부, 비행체 잔해 국내 반입·국방부 지원 분석 발표. 야당 "13일 외통위 소집" 요구
5월 13일 (오늘) 여야 외통위 합의. 안규백 장관 "호르무즈 단계적 기여 검토 전달". 이란 특정 여전히 유보

핵심 정리: 오늘 외통위 전에 알아야 할 5가지

  • 피격 열흘째, 여야 외통위 긴급 현안질의 오늘 개최 합의.
  • 안규백 장관 "미국에 호르무즈 단계적 기여 검토 의사 전달".
  • 비행체 잔해 국내 반입 분석 착수 — 기종 확인이 공격 주체 특정의 관건.
  • 이란, "공격 인정"과 "부인" 동시 발언으로 책임 회피.
  • 정부, 이란 직접 특정 유보 — 26척 발 묶인 한국 선박 안전·美 작전 참여 압박 등 복합 변수 작용.

자료 출처

본 기사는 대한민국 외교부 공식 발표(2026.05.10~12) 등을 바탕으로 각 자료를 취합·분석해 작성했습니다. 사건 진행에 따라 내용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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