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독일보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활동 중단을 압박하기 위한 방안으로 장기적인 해상봉쇄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며 중동 정세가 새로운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이 대규모 공습 재개보다는 경제적 압박 지속에 무게를 두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란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국제사회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 상황실 회의를 포함한 안보회의에서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 통제와 장기 해상봉쇄 방안을 준비하도록 보좌진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이란의 핵 포기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검토되고 있다. 공습 재개나 개입 축소라는 양극단 선택지보다, 봉쇄 유지가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적다고 판단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확대가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과, 반대로 압박을 완화할 경우 이란 핵 프로그램 억제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동시에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 내부에서는 이번 이란 해상봉쇄 전략이 단기 대응이 아니라 장기 압박 구상이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란 경제의 핵심 수출 통로를 겨냥한 봉쇄는 에너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이란 경제에 직접적인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상봉쇄 전략 부상… 핵 협상 압박 수단으로 주목

미국의 대이란 압박은 최근 수개월 동안 군사 대응과 외교 메시지가 병행되는 방식으로 전개돼 왔다. 이란은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과 상선 통제를 확대했고, 미국은 이에 대응해 지난 13일부터 사실상 역봉쇄에 돌입하며 맞대응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보유 저지를 전쟁의 최우선 명분으로 제시하며 이번 압박 전략의 명분을 재확인했다. 그는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 소셜에 이란이 스스로 ‘붕괴 상태’에 있다고 알렸다고 주장하며 봉쇄 효과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이는 지난 7일 휴전 발효 이후 대규모 공습 중단과 함께 외교적 여지를 열어두는 기조와도 맞물린다. 직접적인 군사 타격보다는 경제적 압박과 협상 압박을 병행해 이란 핵 프로그램 제한을 끌어내겠다는 전략적 구상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활동을 전면 중단할 때까지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역시 향후 평화 합의가 성립되더라도 반드시 이란 핵 프로그램과 핵 활동 제한 시한 문제가 포함돼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이란 항구 봉쇄가 미국이 이란 정권에 대해 최대한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국가안보를 보호할 수 있는 합의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같은 흐름은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충돌 확대보다 이란 해상봉쇄와 경제 제재를 핵심 카드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특히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협상 압박 수단으로 해상봉쇄가 부상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유가와 미국 정치 부담… 봉쇄 장기화의 변수

다만 장기 봉쇄 전략이 실제 지속될 경우 미국 내부 정치와 세계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해상봉쇄 장기화가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망 충격을 초래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확대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가 상승은 미국 소비자 물가와 경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미국 내부에서도 이란 해상봉쇄가 안보 전략인 동시에 정치적 모험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경 압박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충격을 통제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는 분석이다.

중동 전문가들은 해상봉쇄가 군사 충돌을 피하면서도 압박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수단이지만, 장기화할 경우 국제 원자재 시장과 동맹국 이해관계까지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 핵 문제와 국제유가 불안이 맞물리는 상황에서 해상봉쇄 전략은 단순한 제재 수단을 넘어 글로벌 경제 변수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란 반발과 실효성 논란… 장기 힘겨루기 전망

미국의 역봉쇄 전략이 실제 이란 핵 정책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란은 미국이 요구한 최소 20년간 핵농축 중단 요구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고, 압박 강화에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이란 해상봉쇄 전략이 장기 대치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브루킹스연구소 수전 말로니 부소장은 이란이 봉쇄를 견디고 제재를 우회할 역량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국의 경제적 압박보다 더 큰 전략적 인내를 계산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란 지도부가 자국 내부 위기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외부 압박에도 버틸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미국과 서방에 경제적 부담을 역으로 가할 여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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