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학회(회장 문병호)가 18일 오전 용인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에서 ‘제46차 개혁신학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대주제로 삼아 종교개혁자 존 칼빈의 신학을 중심으로 개혁신학의 정통성과 계승 구조를 재조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학계와 교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칼빈 신학의 핵심 저작인 「기독교 강요」를 중심으로 현대적 해석과 신학적 의미가 심도 있게 논의됐다.
◆ 칼빈 ‘기독교 강요’ 중심으로 개혁신학 체계 재조명
주강연에 나선 문병호 박사는 ‘칼빈의 「기독교 강요」에 개진된 개혁파 조직신학 체계와 교리적 요체’를 주제로 발표하며, 칼빈 신학의 구조와 특징, 그리고 후대 신학자들에게 미친 영향을 심도 있게 설명했다. 그는 “칼빈이 제네바에서 ‘성경의 교사’로 부름받아 성경을 해석하고 변증하는 신학자로서의 사명을 감당했다”며 “칼빈의 신학은 단순한 교리 체계가 아니라 교회를 위한 실천적 신학이었다”고 했다.
문 박사는 특히 칼빈이 ‘망명객 종교개혁’이라는 독특한 역사적 상황 속에서 신학을 전개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칼빈의 신학이 특정 지역이나 정치적 상황에 토착화된 것이 아니라, 성경 자체의 권위에 근거한 보편적 신학을 지향했다는 점에서 그 순수성과 견고함이 드러난다”며 “이러한 신학적 태도는 칼빈이 당대의 다양한 신학적 논쟁, 곧 계시론과 삼위일체론, 기독론, 인간론, 구원론, 성례론, 예정론, 자유의지론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영역에서 성경적 입장을 변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칼빈 신학의 정수를 「기독교 강요」에서 찾으며, 이 저작이 단순한 신학 서적을 넘어 교리사적으로 가장 뛰어난 조직신학서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며 “1559년 최종판 기준으로 4권 80장으로 구성된 「기독교 강요」는 성경 전체의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작품으로, 유려한 문체와 명확한 논리 구조를 통해 교리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이 유럽과 영미권 전역으로 확산되며 개혁신학의 형성과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신앙의 지침서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문 박사는 「기독교 강요」의 구조적 특징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이 저작이 사도신경과 주기도문, 십계명을 중심으로 한 신경적 구조를 유지하면서 기독교 교리를 유기적으로 배열하고 있다”며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교리의 나열이 아니라 신앙의 고백과 삶의 실천을 함께 이끌어내는 체계이다. 특히 로마서의 신학적 흐름이 이 구조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어 그는 「기독교 강요」의 핵심 성격으로 교훈적, 신앙고백적, 변증적 요소를 제시하며 “이 세 가지 요소가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통합된 신학 방법론을 형성한다”며 “교훈적 성격은 성경의 가르침을 교리적으로 체계화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신앙고백적 성격은 그 교리가 신자의 내면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고백되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변증적 성격은 그 진리를 외부의 도전에 맞서 수호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이러한 세 요소의 결합이 개혁신학의 정체성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문 박사는 나아가 「기독교 강요」가 제시하는 조직신학 체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계시론에서 시작해 신론, 인간론, 기독론,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이후 개혁신학자들의 신학 체계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종말론의 경우, 칼빈은 세부적인 논의를 하기보다 그리스도의 재림과 성도의 부활, 최후 심판에 집중함으로써 구속사의 완성이라는 큰 틀 속에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 튜레틴·핫지·바빙크·워필드로 이어진 개혁신학 계승
문병호 박사는 칼빈 신학이 후대 신학자들에게 어떻게 계승되고 발전되었는지를 설명하며, 개혁신학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테오도르 베자를 거쳐 프란시스 튜레틴에 이르는 흐름 속에서 「기독교 강요」의 신학이 보다 체계화되고 논증적으로 정교해졌다”며 “찰스 핫지와 헤르만 바빙크가 이를 계승하여 각각 영미권과 유럽 대륙에서 개혁신학의 정점을 이루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워필드의 신학은 칼빈 신학을 심화한 사례로 제시됐다. 그는 “워필드가 성경의 완전한 영감과 무오성을 강조하며, ‘교훈적이며 변증적인 신학’을 전개했다”며 “워필드는 성경의 사실에 충실한 신학을 통해 삼위일체론과 기독론, 구원론을 체계적으로 정립했으며, 이는 「기독교 강요」와 교리적으로 깊은 일치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 박사는 “이들 신학자들이 완전히 동일한 신학을 전개한 것은 아니지만, 성경 중심이라는 공통 원리 안에서 신학적 연속성과 통일성을 유지했다”며 “특히 ‘오직 성경(sola Scriptura tota)’이라는 원칙 아래 성경의 가르침만을 신학의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신학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또한 그는 개혁신학의 핵심으로 언약신학과 그리스도 중심성을 제시했다. 문 박사는 “칼빈은 「기독교 강요」에서 일반계시와 특별계시를 구별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성경 계시가 최종적 기준이 된다고 보았으며, 모든 구원의 지식이 그리스도를 아는 데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며 “이러한 관점은 구약과 신약, 율법과 복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통일된다는 언약신학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이해 역시 구속사적 관점에서 전개된다. 성부의 작정, 성자의 성취, 성령의 적용이라는 구속의 질서 속에서 신자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 구원의 은혜에 참여하게 되며, 이러한 연합은 교회론과 종말론에서도 중심 개념으로 작용한다”며 “교회는 그리스도와 지체들의 연합 공동체로 이해되며, 종말은 그 연합이 완성되는 사건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문 박사는 마지막으로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참된 빛을 비추는 거울’에 비유하며, 이 저작이 성경의 진리를 충실히 반영하고 후대 신학자들이 그 빛을 바라보도록 이끄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모든 신학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드러내는 도구일 뿐이며, 인간의 신학은 언제나 제한적이고 겸손해야 한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 분과 발표 통해 다양한 신학 주제 심층 논의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주강연 이후 세 차례의 분과 발표가 이어졌다. 1차 발표에서는 김요섭 박사와 문형철 박사, 이성훈 박사가 각각 칼빈의 종교개혁 이해와 성경 주해의 특징, 성령론적 관점 등을 다뤘다. 이어진 2차 발표에서는 송영목 박사와 이충만 박사, 강병훈 박사가 교회 질서와 유아 세례의 신학적 근거 등을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마지막 3차 발표에서는 조윤호 박사와 최윤정 박사, 허동원 박사가 종말론적 긴장과 신학적 인식론, 예정론의 영향 등을 주제로 논의를 이어갔다. 각 발표는 개혁신학의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기독교 강요」를 중심으로 한 신학적 해석의 폭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개혁신학회 정기 학술대회는 전 일정이 마무리된 후 폐회예배를 끝으로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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