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그 어느 때보다 건강과 행복에 집착한다. 웰빙과 웰니스가 일상이 되었고, 정신 건강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과 영양제, 명상법이 넘쳐난다. 그러나 불안과 우울, 고독과 중독, 도덕적 혼란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신간 <교회, 꼭 다녀야 하나요?>는 뜻밖의 질문을 던진다. “답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그리고 그 답으로 ‘교회 공동체’를 제시한다.
기독교 변증가이자 저자 레베카 맥러플린은 이 책에서 교회를 단순한 종교적 제도가 아니라, 인간의 정신적·신체적·도덕적·영적 회복이 실제로 일어나는 ‘생명 공동체’로 조명한다. 저자는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 등 공신력 있는 연구 기관들의 실증 자료를 바탕으로, 정기적인 교회 공동체 참여가 우울증 예방, 행복감 증진, 신체 건강 향상, 기대 수명 연장에 이르기까지 삶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치밀하게 분석한다.
책은 특히 최근 미국과 서구 사회에서 나타난 ‘대규모 탈교회(the great dechurching)’ 현상에 주목한다. 종교의 영향력이 약화되면 사회가 더 합리적이고 건강해질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실제 연구 결과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여 준다. 교회 출석률이 감소하면서 정신 건강 악화, 고독 증가, 약물·알코올 의존 확대, 자원봉사와 기부 감소, 기대 수명 단축, 자살률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상관관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구조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지적한다.
우울증과 자살 문제를 다루는 대목에서는 더욱 구체적인 통계가 제시된다. 매주 한 번 이상 종교 예식에 참여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 발병 확률이 현저히 낮으며, 특히 여성의 경우 교회에 전혀 참석하지 않는 집단에서 자살 위험이 크게 높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된다. 저자는 교회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강력한 예방적 보호 장치 중 하나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다음 세대 문제로 논의를 확장한다. 저자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불안과 우울, 삶의 의미 상실이 심화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종교적 토대의 붕괴’를 지목한다. 종교 대신 자기 자신을 믿으라고 가르치는 문화 속에서, 아이들은 오히려 존재의 의미를 잃고 더 깊은 불안에 빠진다는 것이다. 교회 공동체는 이들에게 삶의 목적과 소속감, 그리고 죽음 너머를 바라보는 관점을 제공하는 드문 공간임을 강조한다.
또한 저자는 중독 문제와 사회적 해체의 배경으로 공동체의 붕괴를 지적한다. 알코올, 약물, 포르노, 소셜 미디어 중독의 근저에는 쾌락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와 목적의 상실이 있다는 분석이다. 건강한 교회는 이러한 결핍을 대체 가능한 방식이 아니라, 용서와 책임,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회복시키는 공동체로 기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윤리의 영역에서도 책은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존엄과 평등, 약자 보호라는 현대 사회의 핵심 가치가 과연 종교와 무관하게 성립 가능한가. 저자는 톰 홀랜드 등 여러 역사학자의 연구를 인용하며, 서구 사회의 도덕적 토대가 성경과 예수의 가르침에서 비롯되었음을 짚는다. 예수를 윤리적 논의에서 배제할 경우, 현대 사회는 그 가치의 뿌리를 스스로 잘라내는 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책의 결론은 분명하다. 교회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들의 모임도, 현실의 모든 고통을 제거해 주는 공간도 아니다. 성경이 말하듯 인간은 여전히 연약하고 죄된 존재다. 그렇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용서, 그리고 그 복음을 함께 붙드는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회는 인간의 문제를 숨기지 않고 직면하게 하며, 동시에 그 문제를 짊어지신 ‘위대한 명의’에게로 사람들을 인도하는 자리다.
<교회, 꼭 다녀야 하나요?>는 교회에 거리감을 느끼는 비신자, 신앙은 있으나 공동체의 의미를 잃어버린 이들, 그리고 교회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하는 목회자와 성도 모두에게 짧지만 밀도 높은 안내서가 된다. 웰니스의 해답을 찾는 시대에, 이 책은 가장 오래된 공동체가 여전히 유효한 이유를 차분하게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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