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우 목사
한평우 목사

콘스탄틴 대제의 전임, 디오클래티아누스 황제는 특별한 사람이다. 그는 발칸 반도(크로아티아)의 빈농 아들로 태어나 군에 입대했다. 군에서 지도력을 보여 사령관까지 올랐고, 부하들의 강력한 지지로 황제가 되었다. 원로원에서는 라틴어도 모르는 무식한 자를 황제로 추인해야 했으니, 속으로 얼마나 비참함을 느껴야 했을까 싶다. 황제는 황제대로 무능한 먹물들이라고 비웃었고, 원로원을 결코 찾지 않았다.

그는 정치적으로 혼란스런 로마를 통일하였고, 질서를 회복한 탁월한 황제이었다. 영토가 혼자서 통치하기에 너무 넓다고 여겨 로마를 동서로 나눴다. 각각 황제(Augusus)를 두었고, 황제 밑에 부제(Caesar)를 두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래서 동로마는 자신이 맡았고, 부제는 갈레리우스, 서로마 황제는 자신의 어릴 때부터 막역한 친구, 막시미아누스를, 부제로는 콘스탄틴의 아버지 콘스탄티우스를 선정했다.

그런데 디오킬레티아누스 황제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그런데 아버지 콘스탄티우스가 죽자, 부하들은 콘스탄틴을 황제로 추대하였다. 그러자 제국 곳곳에서 나도 황제라고 여러 명의 통치자가 난립하는, 혼란이 도래하게 되었다.

당시 로마를 장악하고 있던 자는 막센티우스(Maxentius)로 로마 시민과 원로원의 지지를 받고 황제가 되었다. 고로 갈리아와 브리타니아를 통치하는 콘스탄틴에게는 로마라는 상징적인 수도를 쥐고 있는 막센티우스는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이었다. 막센티우스 역시 마찬가지이었다. 유능한 콘스탄틴은 제거해야 할 대상이었다.

결국 312년, 10월28일, 군대를 이끌고 알프스산맥을 넘어온 콘스탄틴의 군대와 로마를 장악한 막센티우스는 밀비오 다리에서 일전을 치르게 되었다. 그 전투는 한 사람 황제가 망하고 수많은 부하가 죽어야 하는 처절한 싸움이었다. 그런데 콘스탄틴은 두려웠다. 이유는 적진에서 싸워야 하는 전투이었고, 상대는 세 배가 넘는 군대이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군대는 5만이었는데 막센티우스는 18만 5천이나 되었다. 싸움은 로마를 가로질러 흐르는 테베레강을 등에 지고 싸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콘스탄틴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다가 하나님을 찾았겠다 싶다. 너무나 절박하였기에 가릴 게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때로 놀라운 이적을 통해 개인의 영적 변곡점이 되게 하신다. 강퍅했던 사울을 부르시고자 하셨을 때, 하필 다메섹에 그리스도인들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체포하여 대제사장께 데려오려고 가던 중이었다. 다메섹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주님께서 임재하셨다. 얼마나 강력했던지 정오 시간이었는데 태양보다 밝은 빛에 의해 곤두박질 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분이 자신이 그토록 미워하는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알게 되었다. 그 장소는 사울의 영적 터닝 포인트의 자리였다.

역시 콘스탄틴에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는데, 이 기를 가지고 싸우라는 음성과 환상이 보였는데, Χρ라는 헬라어 문자로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약자이었다. 이튿날 일찍 잠이 깬 콘스탄틴 황제는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크리스투스라는 글자를 새긴 군기를 만들게 하였고, 방패마다 그 표식을 달도록 했다. 막센티우스 군대는 테베레강을 배수진으로 진을 쳤고, 콘스탄틴의 군대는 강을 향하는 플라미니아(Via Flamina)길을 따라 진을 쳤다.

첫날은 탐색전으로 큰 전투가 없었고, 이튿날 날이 밝았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막센티우스가 부하들에게 테베레(Tevere)강을 건너가서 강을 앞으로 보고 진을 구성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것이었다.

 

테베레(Tevere)강에 있는 다리
테베레(Tevere)강에 있는 다리

다리는 기원전 206년, 집정관 클라우디우스가 목조로 건설했고, 기원전 109년, 집정관 에밀리우스가 석조 다리로, 바꾸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자로 재어 보았더니, 길이 170M, 폭7m 70cm이었다. 그렇다면 18만 5천 명이나 되는 무장한 군인들이고, 또한 기마병도 1만 5천 명이었다고 하는 데 그 큰 무리가 한꺼번에 그 좁은 다리를 건너려고 아우성을 쳤으니 말이다.

 

콘스탄틴 군대가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강을 건너려고 했으니, 심정적으로 후퇴한 셈이었다. 마음이 급한 병사들이 서로 빨리 건너려고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다리의 난간이 무너져 버렸다. 그래서 수많은 병사와 말들이 삽시간에 강으로 빠져버렸다. 더구나 로마의 황제 막센티우스도 강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죽고 말았다.

더구나 우기철이 시작되었기에 강물의 수량이 크게 불어났다. 다리에서 강까지는 20m 정도 높이었으니, 충격이 컸을 것이다. 두려운 전쟁이었는데 싱겁게 이겨버리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런 승리를 통해 콘스탄틴 대제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누가 뭐라 해도 하나님의 도우심을 부정할 수 있는 자는 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아, 어머님이 믿으시는 하나님이 참 하나님이시군요! 부하들이 섬기던 태양신 미트라교는 가짜구나, 라는 증거를 분명하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다음 해인 313년, 리키니우스와 함께 밀라노 칙령을 반포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콘스탄틴은 이제 강력했던 라이벌을 무찔렀고, 동방 황제 리키니우스와 로마 제국을 통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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