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목회자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 루스 A. 터커(Ruth A Tucker)가 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작은 교회’라는 책이다. 저자 루스 터커는 이른바 작은 교회 전문가다. 그녀는 작은 교회에서 성장했고, 작은 교회를 목사 사모로 섬겼고, 신학교에서 작은 교회 부흥에 대하여 강의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작은 교회’라는 제목이 근사하지만, 원제목은 ‘대형교회 세상에 버려진 교회(Left Behind in a Megachurch world)’다. 저자의 의도를 살려 번역한다면 ‘대형교회가 판치는 세상에 뒤처진 작은 교회’라는 뜻이다.
루스 A. 터커는 큰 교회를 갈망하는 작은 교회와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격려하며 작은 교회의 유익과 장점을 제시한다. 루스는 작은 교회의 장점은 본질과 민첩성이라고 주장한다. 작은 교회는 큰 교회에 비해 교회의 본질적 사역에 집중할 수 있고, 복잡한 행정절차에 매이지 않으므로 신속하게 지역사회 요구와 시대적 필요에 민첩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루스 A. 터커는 작은 교회 목사들에게 도전한다. 목회자들에게 교회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지 말고, 교회를 은퇴 생활의 발판으로 삼지도 말고 안락한 삶을 누리는 수단으로 삼지 말라고 일갈(一喝)한다. 저자는 마치 현대 목회자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하다. 주님의 몸된 교회를 도구나 수단으로 보지 말라는 충고는 현대 교회 생각할 때 구구절절 옳은 지적이다.
한국교회를 보면 이런 충고와 도전이 필요한 목회자들이 있다. 하지만 한국 목회자 대다수는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신실하게 섬긴다. 많은 목회자가 인생을 갈아 넣어 주님의 교회를 섬긴다. 그들의 눈물과 땀 그리고 헌신으로 한국교회는 세워졌고, 유지되고 있고 생명을 구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건강한가?’라고 묻는다면 문제가 많다고 답한다. 한국교회에는 부끄럽고 치명적인 악성 이야기가 많다. 교회 본질을 흔드는 이야기들이다. 반면에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거룩하고 아름다운 헌신과 기도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독 언론의 요청으로 ‘한국교회 희망 이야기’라는 시리즈의 칼럼을 준비하며 감동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만들어 가는 은혜롭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풍성하다. 몇 개의 얘기를 나누려한다. 동두천에서 뜨거운 열심으로 목회하는 C 목사는 감사와 기쁨으로 목회한다. 최근 후배가 부족한 생활비에 보태 쓰라며 전한 봉투를 교회에 헌금했다. 유혹받지 않으려고 바로 헌금하는 것을 본 후배는 큰 은혜를 받았단다.
현재는 미국에서 목회하는 R 목사 사연이다. 그는 설교나 목양의 은사도 탁월하고 비전도 분명한 목사다. 지방 도시에서 목회했는데, 교회가 크게 부흥했다. 목회하는 동안 4번의 크고 작은 건축을 했다. 건축할 때마다 최선을 다해 헌금했다. 엄청난 카드 빚으로 허덕이면서도 기쁨으로 목회했다. 이런 눈물겨운 헌신과 희생을 통해 교회는 든든히 세워졌고 지역과 다음 세대를 잘 섬기고 있다.
서울 달동네 지역에 있는 교회가 독거노인 고독사를 막기 위해 실천한 우유배달 사역 이야기는 따뜻하고 아름답다. 독거노인에게 매일 200ml 우유를 배달한다. 만약 전날 배달된 우유가 쌓여 있으면 ‘이상 신호’로 간주하여 교회나 주민센터에서 보고하고, 곧 어르신 안부를 확인한다. 이 사역은 교회가 지역을 섬기는 모범적인 사역으로 인정받는다.
이 사역은 25명 성도의 헌신으로 시작했다. 이후 배달의민족 창업자 김봉진 의장 등 여러 후원자의 참여로 발전했다. 현재는 2천여 명의 독거노인에게 우유를 전달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발전했고,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이라는 사단법인으로 독립해 활발히 활동중이다. 고무적인 얘기다.
한국 대형교회 목사들의 은퇴와 맞물려 잡음이 나타나지만, 청빈을 지향하는 목회자들의 아름다운 은퇴 이야기도 많다.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이재철 목사 은퇴가 아름답다. 이재철 목사는 정년을 7개월 앞당겨 조기 은퇴했으며, 모범적인 세대교체와 퇴장의 모델을 남겼다.
한국교회의 관행처럼 여겨지던 화려한 은퇴 예식이나 은퇴 전별금이 없었다. 교회가 적립해 둔 기본 퇴직금 외에 모든 물질적 예우를 단호히 사양하고 떠났다. 자녀들이 마련해준 경남 거창 시골의 작은 집에서 노후를 보내는 모범적인 퇴장을 선택했다.
부산 중앙교회 최현범 목사의 퇴장도 아름답다. 최 목사는 부산중앙교회에서 19년 10개월을 시무했다. 2개월만 더 채우면 원로목사가 될 수 있었으나 65세에 조기 은퇴하며 원로목사를 포기했다. 원로목사의 포기는 노후 대책의 포기요 노후 보장 보험이나 연금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그는 평소 ‘원로목사 제도가 후임자의 소신 목회를 방해하고 교회 분쟁의 불씨가 된다’라고 비판했는데 자신의 은퇴로 그 신념을 실천했다. 근사한 퇴장이다.
중소 도시에서 교회를 개척한 K 목사는 나름대로 목회를 잘했다. 150명의 성도와 함께 행복하게 목회했던 K 목사는 퇴임과 더불어 개인택시를 시작했다. 후임자의 청빙과 준비 과정에 교회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을 보면서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후임 목회자가 소신껏 목회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런 퇴임과 헌신을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전환기에 있는 한국교회와 목회자가 참고할 만한 사연들이다. 나아가 흉흉한 사연과 파행으로 사회적 손가락질을 받고 신뢰를 잃어버린 한국교회가 머금고 있는 향기로운 사연들이니 세상에 유통되길 바란다. 이런 아름다운 사연들이 생산되고 유통된다는 것은 한국교회가 건강하다는 증거다. 이런 사연을 나누는 것만으로 가슴이 뜨거워진다.
한국교회를 세우는 진정한 일군은 초소형 개척교회를 섬기며 영혼을 섬기는 풀뿌리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다. 이런 교회와 목회자들이 교회 생태계의 기초를 이루며 한국 교회를 세워왔다. 작은 교회가 없으면 대형교회 등장도 불가능하다. 바울은 빌립보서신에서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를 소개하면서 이런 자들을 존귀히 여기라고 권면한다. 한국 교회도 헌신과 희생으로 한국 교회를 세우고 섬기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존귀히 여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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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