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로드리게스 목사
사무엘 로드리게스 목사. ©Christian Post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사무엘 로드리게스 목사의 기고글인 ‘이번 성탄절에, 예수님처럼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This Christmas, what does it mean to love like Jesus?)를 22일(현지시각) 게재했다.

사무엘 로드리게스 목사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형교회 중 하나인 뉴 시즌 교회(New Season)의 담임목사이자,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그리스도인을 대표하는 전미 히스패닉 기독교 지도자 연합(NHCLC)의 회장으로 섬기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12월은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달 가운데 하나다. 낮은 짧아지고, 아침은 더 어두워지며, 잿빛 구름이 일상이 된다. 이런 계절 변화와 함께 의사들이 ‘계절성 정서장애’, 흔히 말하는 계절성 우울증이라 부르는 현상도 나타난다. 이는 이미 전염병 수준에 이른 미국 사회의 고립과 외로움을 더욱 심화시킨다.

이러한 고독과 어둠의 배경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가장 밝게 빛나는 메시지가 바로 크리스마스의 메시지다. 임마누엘, 곧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선언이다.

오늘날 벌어지는 일들을 바라보면 지금이 유난히 힘든 역사적 시기처럼 느껴지기 쉽다. 실제로 전 세계에는 가슴 아픈 고통이 넘쳐나고, 우리의 문화적 현실은 독특한 도전들을 던져주고 있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이 사실은 인류 역사 모든 시대에 해당해 왔으며, 소망 없는 세상에 소망이 주어졌던 바로 그 첫 번째 크리스마스 때도 마찬가지였다.

마리아와 요셉이 살던 시대는 로마의 식민 지배, 정치적 부패, 종교적 억압이 만연한 시기였다. 유대인들은 조직적으로 인간성을 박탈당하고 짓밟히고 있었다. 그들이 메시아의 도래를 들었을 때 기대한 것은 고난에서 자신들을 해방시켜 줄 정치적 영웅이자 정복자 왕이지, 포대기에 싸인 아기가 아니었다.

그러나 예수는 오늘날 우리의 세상과 다르지 않게 죄와 악으로 훼손된 바로 그 세상 속으로 태어나셨다. 이 사실을 깊이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우주의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자신이 초래하지도 않은 고통의 한복판으로 들어오셨다. 너무 익숙한 이야기이기에 우리는 이 진리의 깊이를 자주 놓친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탄생은 모든 것을 바꾼다. 올해만큼은 이 기적을 가볍게 지나쳐서는 안 된다.

크리스마스에 하나님은 단지 우주적·영적 의미에서만 우리와 함께하신다고 선언하신 것이 아니다. 물론 그분은 언제나 그렇게 계셨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에 하나님은 임마누엘이 되셨다. 살과 뼈를 가진 인간으로 우리와 함께하셨다. 예수 안에서 하나님은 인간의 삶 속으로 들어와 그 경험을 직접 사셨고, 슬픔에서 기쁨에 이르기까지 인간 경험의 가장 깊은 곳까지 내려오셨다.

이 사실은 모든 것을 바꾼다. 이는 하나님이 인간의 고통을 단지 개념적으로가 아니라 실제로 경험하셨다는 뜻이다. 히브리서 4장 15절은 예수께서 이 세상이 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겪으셨기에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실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히브리서 기자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필요한 은혜와 힘을 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분의 자비로 인해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신다. 이것이 바로 이번 크리스마스에 세상이 필요로 하는 메시지다. 우리는 악이 실재함을 인정하되, 그 현실에 지배당하지 않을 수 있다. 대신 하늘 보좌에 앉아 계신 분을 바라보며, 그분이 우리가 있는 자리에 이미 오셨고 지금도 우리와 함께 걸어가고 계심을 기억할 수 있다.

이 시기를 장식하는 모든 불빛과 선물, 음식과 장식, 음악과 축제 분위기를 모두 걷어낸다 해도, 남는 진리는 하나다.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이 세상이 무엇을 던지든, 하나님은 여전히 임마누엘이시며 여전히 우리와 함께하신다.

이 진리를 믿는다면, 그것은 우리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주변 상황이 어떠하든 흔들리지 않는 확신과 설명하기 어려운 온유함을 우리에게 주어야 한다. 고난을 견디는 소망으로 우리를 채워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수처럼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 앞에 어떻게 서는지를 바꾸어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기 위해 하늘을 떠나셨다는 사실을 깊이 이해할수록, 우리 또한 그와 같은 사랑의 방식—세상의 기준과는 다른 임재—을 다른 이들에게 확장하도록 부름받게 된다.

그리고 그에 더없이 적절한 때가 바로 크리스마스다. 그러니 크리스마스이브 예배에 낯선 이를 초대하고, 요양원에서 캐럴을 부르고, 푸드뱅크에서 봉사하며, 식탁에 자리를 하나 더 마련하고 하나님께 묻자. “주님, 이 자리에 누가 오기를 원하십니까?”

어둡고 외로운 세상에서 예수의 손과 발이 된다는 것은, 우리가 편안한 자리를 떠나 ‘이 작은 자들’을 찾아 나서고, 구유에서 우리 모두가 받은 그 동일한 돌봄과 임재를 그들에게 내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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