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은 언제나 ‘가장 작은 자’에게로 흘러간다. <선한울타리>는 바로 그 사랑의 통로가 된 한 사람의 이야기이자, 교회 공동체가 함께 세워가는 따뜻한 사역의 기록이다. 이 책은 (사)선한울타리 대표이자 자비량 사역자인 최상규 목사가 자립준비청년들을 섬기며 겪은 신앙의 여정을 담았다. 그의 이야기는 개인의 헌신을 넘어 교회의 사명이 어떻게 사회 속에서 생명을 살리는 울타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작은 기도에서 시작된 하나님의 일
모든 것은 2014년 한 신문 기사에서 시작되었다.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만 18세가 되면 의무적으로 시설을 떠나야 한다.” 그 한 줄의 기사 앞에서 저자는 깊은 충격을 받았다. “만약 내 자녀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나는 부모로서 할 일을 다했다고 선언하고 집을 나가라고 한다면 과연 자립할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이 전혀 알지 못했던 현실의 잔인함 앞에서 가슴이 미어졌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조용히 기도했다. “하나님, 저는 능력도 없고 부자도 아니지만, 이 아이들을 위해 뭐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겨자씨 같은 기도가 ‘선한울타리’의 출발점이었다. 하나님은 그날 드린 짧은 기도를 흘려듣지 않으셨고, 시간이 지나자 그것은 한 사역의 씨앗이 되어 자라났다.
상처가 사명이 되다
저자의 유년 시절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가정폭력, 가난, 불의의 사고 등 그러나 그 고난의 시간들은 훗날 자립준비청년들을 이해하고 품을 수 있는 ‘사명자의 준비 과정’이었다.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하나님은 나의 상처를 사명으로 바꾸셨다.”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들이 겪는 가장 큰 아픔은 ‘끊임없는 관계의 단절’이다. 부모와의 분리뿐 아니라, 복지사들의 잦은 교체로 인해 주양육자와의 관계가 반복적으로 끊어진다. 그 결과, 아이들은 신뢰를 잃고 관계의 상처를 깊이 안게 된다. <선한울타리>는 이 문제를 가장 현실적이고 신앙적인 시각으로 다룬다. 저자는 “이 아이들에게 어른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킬 유일한 방법은 지속적인 관계뿐”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교회가 이 사역의 가장 적합한 공동체라고 말한다. 교회 안에는 다양한 직업과 은사를 가진 성도들이 있고, 그들이 함께할 때 지속적인 돌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속성”이 만드는 진짜 변화
선한울타리 사역의 핵심은 단순하다. 지속성, 그리고 공동체성. 멘토가 멘티에게 현금 지원을 하지 않는 원칙, 위기에 처했을 때 교회 공동체가 함께 개입하는 구조, 그리고 장기적인 멘토링 체계. 이러한 시스템은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함께 사는 삶’을 가능하게 한다.
저자는 말한다. “자립준비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일시적인 도움이나 감정적 위로가 아니라, 끝까지 함께 가주는 어른이다.”
그렇기에 선한울타리는 개인이 아닌 ‘교회’가 주체가 된다. 1년에 한 교회가 단 두 명의 자립준비청년을 품을 수 있다면, 100개의 교회만으로도 200명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 저자는 이것을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구체적 비전으로 제시한다.
“너희가 찾는 예수는 바로 그들이다”
책에는 감동적인 장면이 많다. 하나님은 저자에게 “너희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 하는 예수는 다른 곳에 있지 않다. 너희가 만나는 자립준비청년이 바로 이 땅의 예수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구절은 ‘선한울타리’ 전체의 신학적 핵심이기도 하다. 저자에게 이 사역은 ‘복지’가 아니라 ‘예배’이고, ‘선행’이 아니라 ‘사명’이다.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하나님보다 반 발짝도 앞서지 않겠습니다. 보여주시는 만큼만 나아가고, 멈추라 하시면 멈추겠습니다.” 그 겸손한 순종 속에서 하나님은 길을 내셨고, 수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선한울타리의 일에 동참하게 되었다.
교회가 세상을 품을 때
<선한울타리>는 자립준비청년 사역을 단지 한 기관의 이야기로 끝내지 않는다. 저자는 모든 교회가 이 사역의 주체가 되기를 바란다. 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며, 가장 강력한 사회적 울타리다. 교회가 자립준비청년을 품는다면, 그들의 상처는 단지 아픔으로 남지 않고 새로운 사명으로 바뀔 것이다.
저자는 “하나님이 원하시면 하나님이 길을 내신다”고 확신한다. 그 길은 거대하지 않다. 오히려 작은 순종과 묵묵한 섬김을 통해 열린다. 그가 강조하는 ‘지속적인 사랑’은 오늘날 단절된 사회 속에서 교회가 회복해야 할 본질이기도 하다.
고난에서 자란 사랑의 공동체
<선한울타리>는 눈물로 써 내려간 책이지만, 절망이 아닌 소망의 이야기다. 고난을 통과한 한 사람의 삶이 어떻게 수많은 청년의 인생을 밝히는 등불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말한다. “하나님은 이 땅 가운데 고아들의 통곡 소리를 들으셨고, 그들을 돌보라고 선한울타리를 자라게 하셨습니다.”
이 책은 자립준비청년을 돕고 싶지만 방법을 몰랐던 이들에게 명확한 길을 제시한다. 또한 신앙의 여정 속에서 “하나님, 저도 뭐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기도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새로운 용기와 사명을 일깨운다.
<선한울타리>는 단순한 사역 보고서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품은 한 사람과 그를 통해 일하신 하나님의 이야기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독자는 깨닫게 된다: “하나님은 여전히 고난 가운데서도 일하시며, 작은 기도 하나로 세상을 바꾸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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