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를 강조하며 양국이 함께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번 방문은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직후 이뤄진 것으로, 조선 산업을 통한 양국 협력 강화 의지를 현장에서 직접 드러낸 행보로 해석된다.
이날 이 대통령은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 참석했다. 이 선박은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미국 해양청의 발주로 건조된 다목적선으로,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적 성과로 꼽힌다. 그는 축사에서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탄생한 함정들이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 국민을 구해냈다”며 “그 구원의 역사가 오늘날 대한민국 조선 강국의 신화를 가능케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대한민국 조선업은 미국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조선업 부흥에 기여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며 “마스가 프로젝트는 양국이 함께 항해할 새로운 기회의 바다”라고 말했다. 또한 “허허벌판에서 K조선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처럼, 이제 한국과 미국이 힘을 모아 마스가의 기적을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산업 협력에 그치지 않고 안보와 기술까지 포괄하는 미래형 전략 동맹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필리조선소를 통해 72년 한미 동맹은 안보, 경제, 기술이 결합된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한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프로젝트’는 사라진 꿈을 회복하는 비전”이라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조선 협력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하루에 한 척씩 선박을 건조했지만 지금은 조선소가 쇠락했다”며 한국의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미국과 함께 조선업과 제조업 르네상스를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명명식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대통령실 참모들이 동행했으며, 한화 측에서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가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토드 영 상원의원이 자리했으나, 당초 거론됐던 밴스 부통령이나 장관급 고위 인사의 참석은 없었다.
필리조선소는 1801년 미국 해군 조선소로 설립돼 오랜 역사를 이어왔으며, 1997년 민영화됐다. 지난해 12월 한화가 이를 인수하면서 한국 기업이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 첫 사례가 됐다. 이번 방문을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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