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를 맞아 18일 여야 지도부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참석자들은 ‘DJ 정신’ 계승을 한목소리로 다짐했지만, 각 정당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행사에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우원식 국회의장,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
정청래 대표는 “대통령께서 떠나신 지 16년이 흘렀지만, 고난 속에서 피어난 인동초 같은 정신은 여전히 살아 있다”며 “당신의 정신은 앞으로도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던 김대중, 국민을 믿고 국민을 위해 길을 열어간 김대중, 복지를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고 한반도 평화를 추구한 김대중을 떠올린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오늘의 당신이었다면 진정한 용서는 내란 세력의 완전한 척결을 뜻한다고 말씀하셨을 것”이라며 “당신을 기억하는 국민, 또다시 당신을 발견하게 될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은 화합과 통합의 정치, 그리고 국민과 국익을 위한 헌신의 정치를 해왔다”며 존경의 뜻을 표했다. 그는 “국민을 편 가르고 정치보복과 갈등을 반복해서는 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특히 집권 여당이 야당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말살 대상으로 규정하는 현실 속에서 김 대통령의 포용과 관용의 정신이 빛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보수와 진보, 여야를 넘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정치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김 대통령의 진심을 깊이 새기며 국익과 민생을 우선시하고 통합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위원장을 맡은 우원식 국회의장은 “역경 속에서도 국민을 믿고 역사의 발전을 낙관했던 강인한 정신을 이어가겠다”며 “남북관계와 한·일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대통령의 지혜와 용기, 인내를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일 수교 60주년인 올해,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보여준 미래 지향적 파트너십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며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이 중요한 시점에서 일본 정치인들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또한 남북관계에 대해 “북한이 즉각 호응하지 않더라도 신뢰 구축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햇볕정책이 난관을 극복하고 분단의 벽을 넘었던 것처럼, 대화와 협력의 일관성이 한반도의 미래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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