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경북 포항시 남동쪽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뉴시스
2024년 12월 경북 포항시 남동쪽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뉴시스

정부가 동해 울릉분지의 ‘대왕고래’ 유망 구조 등 심해가스전 시추 탐사 사업에 대한 내년도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자원 개발 사업이 사실상 중단 수순에 접어든 셈이어서 정책 방향 전환에 대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예산안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자료에서 동해 시추 탐사 관련 정부 출자 예산을 0원으로 편성했다. 이로써 내년도 울릉분지 탐사 사업은 사실상 추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반면 정부는 남해 자원 개발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올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71억5000만 원이 남해 탐사에 배정됐고, 전체 유전 개발 관련 예산은 109억1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2023년 301억 원, 2024년 481억 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이번 조치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동해 심해가스전 개발 기조와는 명확히 다른 방향이다. 윤 대통령은 그간 울릉분지의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을 근거로 국내 자원 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해 왔다. 그러나 이번 예산 삭감은 사실상 동해 사업의 철회를 의미한다는 평가다.

정부가 남해 개발에 무게를 두는 배경에는 한일 간 ‘7광구 공동개발 협정’ 종료 가능성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협정은 유효기간이 50년이며, 종료 3년 전부터 양국 중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협정 종료를 통보할 수 있다. 2028년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정부가 남해 탐사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예산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라며 “올해는 동해 탐사에 집중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남해 예산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동해 탐사 예산 전면 삭감이 최종 확정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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