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경신학회·전인건강학회 제4회 심포지움
한국성경신학회·전인건강학회 제4회 심포지움 진행 사진. ©한국성경신학회 제공

한국성경신학회·전인건강학회가 최근 서울 서초구 소재 신반포중앙교회(담임 김지훈 목사)에서 제4회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이날 황경철 박사(국제복음과공공신학연구소장)가 ‘한국사회의 양극화 원인과 한국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 사회 양극화의 심각성

황 박사는 “오늘날 한국 사회를 총칭하는 키워드는 단연 양극화라고 볼 수 있다”며 “지난 수십 년 동안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 이면에는 소득 격차와 계층 간의 단절이라는 양극화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이러한 사회적 양극화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하며 공동체의 연대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늘날 빈부격차는 단순한 소득 불평등을 넘어 부의 세습으로 이어져 사회 계층 간의 이동을 정체시켰다”며 “2009년 본인 세대와 자식 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본인 세대는 37.6%, 자식 세대는 48.3%가 가능할 것이라고 응답했지만, 2024년에는 본인 세대 26.4%, 자식 세대 29.1%로 감소하였다”고 했다.

◇ 정치적·사회적 갈등에 대해

또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후 탄핵 정국 기간에 국민은 탄핵 찬반 집회로 나뉘어져 정치적 대립각을 세웠다”며 “이것은 정치적인 관점의 이견에 그치지 않고, 상대 진영에 대한 비난과 적대, 일부 극렬 세력에 의한 서부지법 폭동과 같은 물리적 폭력 사태는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고 했다.

그는 “민주 사회에서 갈등과 양극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고, 그것이 오히려 공동의 문제를 드러내고 대안을 모색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2016년 탄핵 사태 후 2017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갈등이 한동안 긍정적으로 풀려나갔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갈등이 공동의 발전이나 협치의 계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매년 갈등 지수가 악화되고 있으며 이는 국가의 갈등관리 능력과 사회의 관용과 합의 도출 기능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24년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행정연구원의 보고에 따르면 한국 사회 갈등은 가장 높은 것부터(중복 응답) 보수와 진보(77.5%), 빈곤층과 부유층(74.8%), 근로자와 고용주(66.4%), 지역개발과 환경보존(66.4%), 수도권과 지방(58.6%), 노인층과 젊은층(58.3%), 종교 간(51.8%), 남자와 여자(51.7%) 순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더불어 “이러한 시점에 한국 사회 양극화의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안과 교회의 역할을 연구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할 뿐 아니라 교회가 세상의 빛으로 기능하도록 돕는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며 “교회가 화해와 중재의 자리에 서기보다 갈등과 분열의 자리에 서 있다는 교회 안팎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면서 교회의 역할을 모색함으로써 실천적 유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한국 사회 양극화의 주요 원인 네 가지

한국성경신학회·전인건강학회 제4회 심포지움
황경철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성경신학회 제공

황 박사는 한국 사회 양극화의 원인 네 가지로 “첫째는 경제적 불평등이 사회 양극화의 구조적 토대를 형성했고, 둘째로 사회적 불안과 두려움이 자신에게 소속감과 안정감을 제공하는 정치적 부족주의나 정체성 정치를 낳았다”며 “셋째로 문화적으로 소셜 미디어의 발달과 알고리즘은 확증편향을 촉발하여 양극화를 부추겼고, 넷째로 역사적으로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은 한국 사회를 오랫동안 이념 논쟁 안에 가두어 두었다”고 했다.

◇ 교회의 역할과 대안

이어 양극화의 대안 네 가지로 “첫째는 정부 정책이 닿을 수 없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의 마음을 말씀으로 위로하고 훈련할 것, 목회자를 비롯한 모든 신자가 탐욕을 거부하고 검소와 성결을 추구할 것, 한국교회가 비교적 잘하고 있지만 지자체와 협의하여 가난하고 소외된 자를 돌아보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둘째로 작은 교회와 소그룹을 통해 갈라진 관계를 잇는 영적 가족이 될 것,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복음의 공통 분모로 서로를 품는 하나님 나라를 회복해야 한다”며 “셋째로 노회나 총회 차원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으로 가짜 뉴스를 근절하고, 기독교 언론들이 정치적 중립에 서서 오피니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칼빈주의적 정치 변혁과 교회의 정치화를 구분할 것, 성도를 스스로 사유하고 판단할 수 있는 시민으로 양성할 것을 제언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한국 사회의 축소판인지도 모른다. 경제적으로는 대형교회와 중소형 또는 개척교회가 나뉘어 있다”며 “사회적으로 장년 세대와 청소년 세대 간의 단절이 심각하다. 문화적으로는 각종 미디어나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교회와 그것을 거부하고 죄악시까지 하는 교회도 있다. 정치적으로는 진보와 보수 갈등이 가장 심한 곳 중 하나가 교회”라고 했다.

아울러 “한국 사회의 양극화 회복은 한국교회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부담과 교회가 먼저 시작한다면 한국 사회도 가능하겠다는 소망이 중첩된다”며 “향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고, 한국 사회를 회복하는 건설적인 대안들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 외에도 △김민석 박사(백석대)가 ‘샬롬 사회를 위한 보수 기독교의 정치 참여’ △조무성 박사(고려대 명예교수)가 ‘주일말씀의 생활화와 하나님 나라 전략: 건강도시와 샬롬시티’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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