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플래토 주 위치가 그려진 지도
나이지리아의 플래토 주 위치가 그려진 지도.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 중부 플래토(Plateau)주에서 풀라니(Fulani) 유목민들이 기독교인 마을에 대한 잇따른 공격을 감행하면서, 지난 4월 50명 이상을 학살한 데 이어 추가 희생이 발생했다고 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바싸(Bassa) 지역에서 풀라니 유목민들은 지난 4일 응키엔휘에(Nkienwhie) 마을에서 2명을, 3일 콸(Kwall) 마을에서 3명을 각각 살해했다고 밝혔다.

지역 청년 지도자인 요셉 용크파(Joseph Yonkpa)는 CDI와 모닝스타 뉴스에 전달한 문자 메시지를 통해 “6월 3일, 콸 공동체에서 3명의 기독교인이 매복 공격을 받아 총에 맞고 마체테(날이 넓은 칼)로 상처를 입고 사망했다”고 전했다.

용크파에 따르면, 5월에도 최소 6명의 기독교인이 총격으로 부상을 입었고, 4월에는 한 번의 공격으로 50명이 넘는 기독교인이 풀라니 민병대에 의해 집단 학살되었다.

그는 “4월, 기독교인 중심 마을인 지케 키막파(Zike Kimakpa)에서 풀라니 민병대에 의해 50명 이상이 학살되었다”며, “지난 20년 넘는 세월 동안 우리는 풀라니 민병대의 지속적인 표적이 되어 왔고,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고 수천 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으며, 농작물과 재산은 셀 수 없이 파괴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제기구, 국제형사재판소, NGO, 그리고 개인들에게 플래토주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의 정의 실현을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

용크파는 “5월 30일에는 크파추두(Kpachudu) 마을이 공격당해 이샤야 아치(Ishaya Achi)라는 기독교인이 부상을 입고 조스(Jos)의 의료시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그리고 5월 14일에는 응브라라쿤부(Ngbrrakunvu) 공동체에서 대규모 농작물 파괴가 발생했으며, 약 40헥타르에 이르는 경작지와 100곳에 달하는 농장이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폭력 행위는 고립된 사건이 아니라 해마다 농번기에 반복되는 폭력과 무법의 패턴이며, 공격자들은 일관되게 법망을 피해가고 있어 계속해서 같은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5월 14일 오후 3시경에는 리크웨리셰(Rikwe-Rishe) 마을에서 두 명의 기독교인 여성이 농장에서 일하던 중 공격을 당해 현재 치료 중이며, 5월 10일에는 키감(Kigam) 공동체에서 두 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희생자 중 한 명은 농장에서 일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전 9시경에는 기독교인 밀집 지역인 DTV 잔우라(Zanwra)에서 풀라니 유목민들이 가정을 습격해 부상을 입혔다.

리욤 지역도 공격 계속… “기독교인, 공포 속에 살아간다”

CDI는 지난 4일 리욤(Riyom) 지역에서도 공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에서는 5월에도 최소 18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된 바 있다. 리욤의 졸(Jol) 한 마을 주민은 “우리 마을이 공격당하고 있다.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으며 같은 지역 림(Rim) 마을의 주민은 “대낮에 무장한 유목민들이 또다시 공격하고 있다. 이러한 공격은 기독교인이 매일 겪는 공포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민은 “보코스, 망구, 바르킨 라디, 리욤, 바싸 등 플래토주 전역에서 기독교인이 계속 공격받고 있다”며 “나이지리아 지도자들의 침묵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CDI는 지난 1일 리욤의 바치(Bachi) 마을이 공격당했으며 해당 주민으 “또 다른 공동체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무고한 생명이 스러지고, 가정이 파괴되고 있다. 기독교인은 언제까지 이런 고통을 감당해야 하는가?”라고 호소했다.

CDI는 5월 중순에는 리욤의 웨어렝(Wereng) 마을에서 12명이, 치도(Chido) 마을에서는 4명이 풀라니 유목민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티모시 단통(Timothy Dantong) 플래토주 정부 대변인은 웨어렝에서의 공격은 5월 13일 시작돼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5월 13일 화요일, 웨어렝 마을에서 4명이 살해되었고, 14일에 풀라니 유목민들이 다시 돌아와 8명을 더 살해했으며, 가옥도 불태웠다”고 말했다.

변호사이자 종교 자유 옹호가인 솔로몬 달리옵(Solomon Dalyop)은 “200명 이상의 무장한 풀라니 용의자들이 웨어렝과 치도 마을을 공격해 주택을 파괴했다”고 전했다.

기독교인 대상의 조직적 공격… 국제 사회 관심 촉구돼

CDI는 영국 의회 국제종교자유 위원회(APPG)의 2020년 보고서에서 “일부 풀라니 유목민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이념을 따르며,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고 상징적 기독교 정체성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들 유목민의 공격이 단순한 충돌이 아닌, 기독교인의 땅을 빼앗고 이슬람화를 강요하려는 전략적 시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막화로 인해 유목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기독교 농촌 지역이 주요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즈(Open Doors)’가 발표한 2025년 세계 박해국가 순위(World Watch List)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 중 하나로 계속 지목되고 있다. 보고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순교한 기독교인 4,476명 중 3,100명(69%)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나이지리아의 반기독교 폭력 수준은 조사 방법상 기록 가능한 최대치를 초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독교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중부 지역(North-Central Zone)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를 따르는 풀라니 민병대의 공격이 집중되며, 보코하람(Boko Haram)과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ISWAP) 등도 북부 지역에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약탈, 성폭력, 납치, 도로 위 살해 등을 자행하고 있다.

폭력은 점차 남부로 확산되고 있으며, 말리에서 시작된 알카에다 계열의 확장주의 테러 조직 JNIM과 연계된 새로운 지하디스트 단체 ‘라쿠라와(Lakurawa)’가 북서부에 등장해, 첨단 무기로 무장한 채 기독교 공동체를 위협하고 있다.

2025년 세계 박해국가 순위에서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살기 가장 어려운 50개국 중 7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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