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교회에서 오랜 세월 제자도의 본질과 의미를 탐구해 온 설교자이자 신학자 박영선 목사가, 그 오랜 묵상과 목회의 정수를 담아 <인격의 제자훈련>을 출간했다. 이 책은 “제자훈련은 기술 훈련이 아니라 인격 훈련”이라는 선언으로 시작해, 오늘날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직면한 제자도의 본질을 정면에서 다룬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제자훈련을 어떤 프로그램이나 교회 성장의 전략이 아니라, 신자의 전인격적 변화와 삶의 책임을 증언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나아가 제자훈련은 '능력을 키우는 법'이 아니라 '자기를 부인하고 예수를 따르는 법', 즉 고난 속에서도 섬기고 인내하는 영혼의 체질을 길러내는 길임을 강조한다.
신자의 삶은 '예수의 증인'으로 부름받은 존재
예수 그리스도가 승천 하기 전 남긴 지상명령인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마 28:19),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는 말씀은 단지 특수 계층을 위한 선포가 아니라, 모든 신자에게 주어진 보편적인 소명이다. 박영선 목사는 이 사명을 기술적으로 접근하거나 실적 위주의 제자 양성으로 이해하는 시대의 흐름을 비판하면서, 본서에서 제자의 삶이 ‘섬김’과 ‘인내’라는 인격의 형성 과정임을 일관되게 강조한다.
특히 “제자가 된다는 것은 존재(being)의 문제이지, 능력이나 활동(doing)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저자의 명제는 오늘날 교회가 직면한 ‘성과 중심적 제자훈련’에 대한 일침이자 대안이다. 참된 제자는 예수를 따르는 삶을 통해 이웃과 ‘함께 가는 존재’로 변화되며, 그 삶 자체가 복음을 증언하는 통로가 된다.
제자훈련의 본질: 분별과 절제, 그리고 섬김의 인격
박영선 목사는 이 책에서 제자훈련의 실질적 요소로 “분별”과 “절제”를 든다. 분별은 자신의 삶에서 죄의 유혹과 거룩의 싸움이 충돌하는 지점을 인식하는 능력이다. 절제는 자기 과시의 욕망, 즉 ‘내가 똑똑하고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충동을 다스리는 힘이다. 이런 훈련은 화려하거나 대단한 것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 십자가를 지는 소박하고 고된 훈련이다. “섬김은 편하거나 뽐낼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진정한 제자는 말이 아니라 삶으로 예수를 증거하고, 사랑이라는 이름의 명분으로 도망가지 않고, 감당하는 자리로 나아가는 사람이다.
제자훈련, 성경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아는 일’
<인격의 제자훈련>은 제자도의 성경적 근거와 하나님을 아는 일의 본질도 짚는다. 신자는 단순히 구원받은 사람이 아니라, 진리와 생명 안에 거하는 자이며, 이 삶은 말씀과 기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다듬어진다. 박영선 목사는 경건의 시간을 단순한 신앙의 루틴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시간은 하나님을 배우고 알아가는 유일한 길이며, 우리의 시선이 세상의 성취에 붙잡히지 않도록 돕는 ‘영적 호흡’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제자훈련을 가르치거나 배우는 이들에게 단순한 기술이나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독자 스스로가 하나님 앞에 어떤 존재로 서야 하는지, 그리고 자신이 먼저 예수의 증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책임의 자리로 부른다.
오늘날 한국 교회에 던지는 제자도의 질문
한국 교회는 외형적 성장의 과실을 누렸지만, 동시에 '제자됨'의 진정한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박영선 목사는 이 책에서 “우리는 훌륭해지려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삶의 자리에서 예수의 증인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는 오늘날 교회가 회복해야 할 핵심 가치이며, 신자들이 다시 붙들어야 할 복음의 본질이다.
<인격의 제자훈련>은 복잡한 시대 속에서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려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깊이 있는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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