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오 교수
안승오 영남신대 선교신학 교수

전통적인 성령 이해는 주로 그리스도인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으로 이해되었다. 타종교인 가운데 역사하시는 성령의 역사는 주로 저들의 마음을 여시어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하시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물론 전통적인 성령 이해에도 타종교인 혹은 불신자들 가운데서도 역사하는 성령 이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언급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새로운 이해인 에큐메니칼 성령 이해에서는 타종교인과 불신자들에게도 역사하시는 성령 이해에 대한 강조가 많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호주 켄베라는 타종교인 가운데 역사하시는 성령에 대하여 말하기를, “생명의 수여자이신 성령은 모든 민족들과 모든 신앙들(faiths) 가운데서, 또 우주 전체를 통해서 활동하고 계시다. 하나님께 속한 주권적 자유를 가지고 바람은 원하는 데로 분다”라고 고백한다. 또한 케냐 나이로비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비록 우리가 그리스도께서 다른 종교에 나타나고 계신지 그렇지 아니한지, 또 어떻게 나타나고 계신지에 대해 일치할 수는 없겠지만 하나님께서는 어떤 세대, 어떤 사회에서도 그들에게 예수를 증거하지 않은 채로 방치하지 않으셨다고 진정 믿는다. 또한 우리는 하나님께서 교회 밖에서부터 기독교인들에게 말씀하시고 계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어떠한 형태의 혼합주의에도 반대하지만 상호 이해와 실제적인 협력의 수단으로서 타종교인들 및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는 자들과 대화해야 할 필요성을 확신한다.”

이상과 같은 견해에서 볼 수 있듯이 에큐메니칼 성령이해에 의하면 성령의 선재로 말미암아 다른 종교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진리가 일부 주어진 것이다. 성령께서는 이미 우리가 갈 곳의 문화들과 상황속에서 사람들을 준비하고 계시는 것이다. 성령은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는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성령께서는 다양한 방법들 심지어는 다른 종교들을 통해서도 역사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이와 같은 성령의 역사를 이해하므로 에큐메니칼 진영은 타종교들 속에서 발견되는 성령의 열매들과 삼위일체 하나님의 발자취들을 언급하고 구원의 한계를 열어 놓아야 할 것으로 여긴다. 결국 에큐메니칼 선교신학의 거대담론은 타종교와 불신자들을 구원의 가능성으로부터 배제시키지 않는 경향을 지니는 것이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현대선교신학
현대선교신학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승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