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오 교수
안승오 영남신대 선교신학 교수

전통적인 성령 이해는 주로 구원의 여정과 깊은 연관을 지닌다. 성령은 죄인 된 인간의 마음에 빛을 비추셔서 말씀을 받아들여 거듭나게 하시고, 거듭난 심령에게 초자연적인 성령의 은사를 주시어 사명을 능력 있게 감당케 하시고, 갖가지 성령의 열매를 맺게 하여 성화하게 하시는 분으로 이해된다. 즉 성령은 구원의 시작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구원 여정의 모든 부분에서 역사하시는 분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새로운 이해인 에큐메니칼 신학에서는 인간화와 생태계의 보존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구원에 관심을 가지면서 성령도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 포괄적인 구원을 이루어가시는 분으로 이해되어진다. 이러한 포괄적인 구원은 샬롬 이라는 용어로 표현할 수 있는데, 샬롬 속에는 화해, 일치, 인간화, 생명살림 등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러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에큐메니칼에서 이해하는 성령은 모든 것 가운데 화해를 가져오시는 분으로 이해되어진다. 성령은 이웃 간에, 교회들 간에, 종교들 간에, 나라와 민족 간에, 우주 모든 만물들 간에 화해를 가져오시는 분이시다. 이러한 성령의 역사에 대하여 캔베라는 말하기를, “그것은 성령의 능력 안에서 하나님과 또 이웃과의 화해를 통해 가능해진다” 라고 하였고, 또한 “성령은 교회를 사랑과 헌신의 관계로 인도합니다. .... 우리는 교회가 성령의 부르심에 주의를 기울일 것과, 민족들 간에 새롭고도 화해된 관계를 추구할 것과, 또 그들의 모든 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은사들을 활용할 것을 촉구합니다” 라고 강조하였다.

성령은 또한 일치를 가져오시는 분으로서 “역사를 통해서 교회를 고립과 분열에서 이끌어 내어 일치 속으로 인도해 오신 분은 성령이다” 라고 표현된다. 성령의 일치 사역은 교회들 가운데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서 타종교들과의 관계에서도 역사하시는 것으로 에큐메니칼 신학은 이해하고 있다. 그리하여 캔베라는 “또한 다른 현존하는 종교들(other living faiths)과 이데올로기들 간에, 또 이들 자체 내부에 깊은 분열이 있다. 분열들의 깊음과 아픔으로부터 우리는 ‘일치의 성령이시여, 당신의 백성을 화해시키소서’ 라고 부르짖는다.”

성령은 또한 샬롬을 구현하기 위하여 모든 구속과 속박을 푸시며 참된 자유와 해방을 가져오시는 분으로 이해되어진다. 캔베라는 “성령은 영광스럽게도 자유로우시며 하나님의 백성을 이 세상의 구조와 구속으로부터 해방시킨다” 라고 고백한다. 더 나아가서 성령은 온 우주의 생명살림을 이루어가시는 분으로 이해된다. 캔베라는 “성령이 피조계에 신적으로 임재하심으로써 우리는 인간들로써 모든 피조물과 연계되어 있다. 우리는 생명의 공동체 안에서 또 그 공동체에 대해서 하나님 앞에 책임을 진다.”라고 하였다. 또한 “성령은 이 세계를 지탱하는 것을 결코 멈추신 적이 없다”라고 하였으며, “하나님의 영은 이 지구를 계속해서 지탱하시고 또 새롭게 하신다 (시 104:30)”라고 고백하고 있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현대선교신학
현대선교신학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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