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오 교수
안승오 영남신대 선교신학 교수

성령은 구원을 이루어가시는 영이다. 그런데 전통적인 구원 이해는 다분히 영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이해였다고 할 수 있다. 즉 좀 쉽게 표현하자면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고 거듭나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천국 백성이 되는 것을 구원이라고 이해하였다. 물론 여기에 다른 차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구원을 얻은 후 구원 얻은 자로서의 삶이 포괄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구원은 우선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의미하는 영적인 것이고 그 후에 육적인 삶이 따라오는 것으로 이해되면서, 영적인 측면에 주된 강조점이 주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와 반면에 새로운 구원이해는 영적인 측면을 넘어서서 매우 폭넓은 차원을 지니고 있는데, 에큐메니칼 구원 이해가 명확하게 정리되어 나타난 것은 ‘오늘의 구원’(Salvation Today)이란 주제를 가지고 기독교의 구원론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한 1973년 세계 교회 협의회의 방콕 CWME(Commission on World Mission and Evangelism) 대회였다고 할 수 있다.

즉 방콕은 아주 포괄적인 구원 개념을 말하였는데, 이것은 전통적인 영혼 구원을 넘어서는 것으로서 ‘경제정의,’ ‘정치적 억압,’ ‘인간의 소외,’ 그리고 ‘인격적 삶의 좌절’ 등으로부터의 해방을 모두 포함하는 구원 이해였다. 이와 같은 포괄적 구원 개념은 방콕 제 2분과에서 정의한 네 가지 사회적 차원들 안에서의 구원 개념 정의에 잘 나타나는데 네 차원은 다음과 같다.

a. 사람에 의한 사람의 착취에 대항하는 경제정의를 위한 투쟁에서의 구원 역사들(salvation works)
b. 동료 인간들에 의한 인간에 대한 정치적 억압에 대항하는 인간의 존엄을 위한 투쟁에서의 구원 역사들
c. 인간으로부터 인간의 소외 (alienation)에 대항하는 연대를 위한 투쟁에서의 구원 역사들
d. 인격적인 삶 (personal life)의 좌절에 대항하는 희망을 위한 투쟁에서의 구원 역사들

이상과 같이 방콕은 ‘경제 정의,’ ‘정치적 억압’ ‘인간의 소외’ 그리고 ‘인격적인 삶의 좌절’ 등에 대항하는 투쟁 등의 구원 사역의 네 가지 차원들을 서로 관련시키면서 구원의 과정을 포괄적으로 말하였다. 또한 제3분과에서도 유사한 구원의 정의를 내렸는데, “구원이란 그리스도께서 개인들을 모든 죄와 그것의 결과들로부터 해방하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모든 형태의 억압으로부터 세계를 해방시키시고자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교회들을 통하여 하시는 과업이다” 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방콕의 구원 개념을 종합하여 보면 방콕대회는 ‘구원’을 ‘해방’으로 해석하였다고 볼 수 있다. 즉 새로운 구원 이해는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한 해방와 깊은 연관성을 지니는데, 이러한 구원 이해를 배경으로 하여 새로운 성령이해는 포괄적 구원을 이루어가시는 영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현대선교신학
현대선교신학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승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