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SK텔레콤에서 발생한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디지털 증거 확보 및 분석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해킹 시도 배후 세력을 추적하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와 더불어 SK 관계자들에 대한 고발 사건도 수사 선상에 올라 본격적인 진상 규명이 예고된다.
1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SKT 유출 사고와 관련된 수사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경찰은 이번 유출 사태와 관련해 SKT의 피해 서버와 관련 악성코드 등 핵심 디지털 증거들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침입 경로에 대한 정밀 분석을 진행하고 있으며, 동시에 해커의 IP 추적도 병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해킹을 시도한 주체가 누구인지 특정되진 않았지만, 신원을 특정하기 위한 분석이 계속 진행 중”이라며 수사가 초기에 있는 단계임을 밝혔다. 디지털 포렌식 분석과 국제 공조 가능성 등 다각적인 경로로 해킹 배후를 추적하고 있다는 것이 수사 당국의 설명이다.
이번 유출 사고가 발생한 이후, SKT 자체가 수사 대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SK 관계자들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된 상황이며, 이에 따라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접수된 고발장은 두 건이다. 첫 번째는 지난달 30일 접수된 고발장으로, 이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대한 사고 지연 신고와 관련된 사안이다. SK 및 SK 관계자들이 사고 발생 사실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돼 있다. 두 번째 고발은 지난 1일 접수된 사건으로, SKT 고위 관계자들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한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두 번째 고발장에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뿐 아니라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에 대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이번 유출 사태가 단순 해킹 사고를 넘어서 SK 그룹 최고 경영진까지 연루된 의혹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유영상 대표와 최태원 회장 모두를 대상으로 한 고발장이 접수돼 있으며, 현재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고발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및 혐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초기 수사 단계로, 향후 피의자 조사 여부나 수사 범위 확대 가능성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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