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며 미소짓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며 미소짓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국정 위기 유발자'로 규정하며, 야당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 정국으로 이어진 상황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당시 비상조치가 내려진 배경을 고려해야 한다며 민주당을 '헌정질서 파괴자'로 비판했다. 또한, 민생 회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대통령 및 의회의 권력 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분권형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이재명'과 '민주당'을 각각 18회, 44회 언급하며 강한 대야(對野) 공세를 펼쳤다. 그는 민주당을 '국정 혼란의 주범', '국가 위기의 유발자'로 규정하며, 그 근거로 29번의 탄핵 시도, 23번의 특검법 발의, 38번의 재의요구권(거부권) 유도를 제시했다.

또한, 민주당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조기 대선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생도, 경제도 팽개치고 대표 한 사람 방탄을 위해 입법 권력을 휘두르는 개인 숭배 세력, 탄핵·특검 말고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불안 조장 세력, 정치를 끝없는 갈등과 대립으로 몰아가는 국민 분열 세력, 이것이 바로 민주당의 본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외교·안보 및 경제 분야에서 민주당의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특히 원자력, 반도체, 조선업 등 전략 산업과 관련해 민주당이 경제 동맹 강화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누가 우리 원전 산업 생태계를 파괴했나. 바로 민주당"이라며 "첨단 미래형 조선업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원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민주당 때문에 국회 기재위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동맹을 강화하는 전략 산업을 내팽개치면서 어떻게 한미동맹을 강화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의 핵심 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가하며, 최근 강조하는 '실용주의'가 정치적 가면극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의 경제 극단주의는 기본소득에서 정점을 찍었다"며 "정책과 노선을 수정할 의지가 있다면 노란봉투법, 국회증언감정법부터 폐기하라. 그렇지 못하다면 실용주의는 허울뿐"이라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생 회복을 위해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기존의 '필요하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다만, 야당이 제안한 지역화폐 지원 예산 등을 담은 추경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야당이 삭감한 올해 정부 예산안을 원상 복원하고 국민과 공직자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의 주 52시간 근로시간 예외 조항을 포함한 반도체특별법 처리도 재차 요구했다. 과거 이재명 대표가 반도체 연구개발자의 초과 근무 허용을 시사했으나, 이후 야당이 이를 논의하지 않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에 대해 "말을 바꾸었다"며 비판했다.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구조 개혁 없이 소득대체율을 45%까지 올리는 방식의 모수개혁만 시행하면 국민연금기금 고갈 시점이 8년 정도 늦춰질 뿐"이라며, 장기적인 연금개혁을 위해 여야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권력 구조 개편을 위한 '분권형 개헌'도 제안했다. 그는 대통령 5년 단임제의 결함을 지적하며 "87년 체제 이후 당선된 8명의 대통령 중 3명이 탄핵 소추를 당했고, 4명이 구속됐다"며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대통령과 의회의 권한을 분산하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개헌 논의는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만큼, 이를 통해 이재명 대표를 압박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권 원내대표는 "지금 민주당과 이 대표가 개헌을 외면하고 있다"며 "대권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이대로 가면 다음에 누가, 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총성 없는 내전이 반복될 뿐"이라고 경고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성동 #이재명 #국정위기유발자 #기독일보 #교섭단체대표연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