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유혈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심각해지고 있다.   ©NYT

2011년 민주화 혁명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이집트에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복 차원에서 콥트교회를 공격해 종교 분쟁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는 14일(현지시각) 이집트 군경의 무력 진압으로 5백여 명이 사망하고 4천여 명이 부상하자 이날 수도 카이로 남부에 위치한 바니수에프의 콥트교회 세 곳을 방화했다고 이집트 관영 메나 통신이 보도했다.

콥트교 인권단체 마스페로 청년연합은 무르시를 지지해 온 무슬림형제단이 이집트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복수의 전쟁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현재 이집트 전역에서는 정치, 종교적 갈등이 폭력으로 번지면서 기독교인과 무슬림들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콥트교도의 주요 거주지인 이집트 남부의 소하그에서도 무슬림형제단이 교회 세 곳에 불을 지르고 현지 기독교인들과 충돌해 수십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보안당국은 이날 하루 이집트 전역에서 교회 7곳과 경찰서 등 관공서 21곳이 공격을 받았다고 집계했다.

이집트에서는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퇴진한 후 이슬람교도와 콥트교도와의 갈등이 계속돼 왔다. 기독교인들은 무르시 대통령 취임 후 콥트교의 입지가 계속 악화됐으며 새 헌법이 종교차별적이라고 비판해 왔다. 특히 콥트교 교황 타와드로스 2세가 지난달 3일 무르시 축출을 선언한 자리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충돌은 잦아졌다.

지난 7월6일 북부 시나이반도 알 아리쉬에서는 콥트교 신부가 괴한의 총격으로 숨졌고 룩소르주의 나그 하산에서는 이슬람 시위대가 콥트교 마을을 공격해 4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3일 미니아주 델가의 콥트교회가 방화되고 약탈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올해 4월에는 콥트교 청소년들이 이슬람 기관건물에 십자가 모양의 낙서를 했다는 이유로 충돌, 콥트교인 4명과 무슬림 1명이 숨졌다. 희생자들의 장례식에서도 다시 양측이 충돌하여 2명이 사망하고 90명이 부상했다. 기독교인에 대한 무슬림의 공격이 계속되는데도 불구하고 무르시 정권은 이를 방치해 자국 기독교인 보호에 무관심하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이집트 인구 8500만 명 중 90%는 무슬림이며 약 10%가 고대 기독교 분파인 콥트교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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